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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지부장 분신 시도… "경찰 과잉대응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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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지부장 분신 시도… "경찰 과잉대응 탓"

입력
2010.10.3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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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강제연행에 항의하며 김준일(45)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이 30일 분신했다. 분신은 이날 오후 7시께 시작된 KEC 노사 협상이 오후 10시께 정회된 뒤 경찰이 김 지부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협상 결렬 뒤 농성장에 돌아가려던 김 지부장이 여의치 않자 여자화장실로 피신, 소지하고 있던 시너를 뿌리고 몸에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부터 ‘타임오프제’(노조전임자의 근로시간면제 제도) 도입을 놓고 4개월째 사측과 갈등을 빚어온 KEC 노조는 이달 21일부터 구미1공장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대응 태도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철저한 준비 없이 검거에 나섰다가 화를 부른 것’이란 지적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사 교섭을 빌미로 지부장을 불러내 연행하려 했던 것”이라며 사측과 경찰의 사전 교감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위험물질이 있는 농성장에는 진입하지 않았고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적법하게 집행한 것이지 사전교감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노총과 민주당 등 야4당은 31일 정부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현재 김 지부장이 입원한 서울 여의도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사회 갈등해결의 조정자 운운하고 있지만 국내 상황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권과 노동권을 짓밟으면서 국격(國格)과 선진화를 논할 수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김 지부장을 문병한 뒤 “용산 참사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노동자를 국민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노동관에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교섭 도중 대표자를 연행하려 한 건 사신(使臣)의 목을 벤 것과 같은 파렴치한 행위”라며 “KEC사태의 해결 없이는 G20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전국노동자대회(7일)와 G20 정상회의 규탄대회(11일)를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태가 노동계의 대정부 투쟁을 촉발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안면과 오른쪽 손에 2도 화상을 입은 김 지부장은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기도는 확보한 상태며 5~7일이 지나봐야 안면 수술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구미=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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