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공단동 KEC 1공장이 근로시간면제 제도(타임오프) 갈등으로 공권력 투입 위기에 몰렸다.
노조원 140여명은 1,000여평 규모의 공장 문을 걸어 잠그고 29일까지 9일째 점거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주변에는 1,200여명의 경찰관이 공장을 에워싼 채 진입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공장 안에는 염산 불산 실란가스 등 화학물질이 있어 충돌 시 대형참사가 우려된다.
28일에는 공장에 설치된 20여개의 시위용 천막 가운데 임산부가 모여 있는 천막이 선무방송을 시도하던 경찰 헬기의 저공비행에 따른 강풍으로 무너지면서 임산부 조합원 4명과 일반 조합원 1명이 목과 허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 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2,000여명이 29일 공장 내부 진입과 지지 시위를 시도했으나 경찰이 가로막아 공장 인근 이마트 등에서 산발적 시위를 벌이고 행진을 시도하다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갈등의 불씨는 7월 1일 시행된 타임오프다. 노조는 7월 1일 타임오프 시행에 맞춰 정부 규정대로 현재의 노조전임자 5명을 3명으로 줄이라는 회사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후 사태는 꼬여 갔다. 노조는 "회사가 협상이 잘 안 되자 6월 30일 새벽 2시께 용역원 300여명을 동원해 잠들어 있던 여성 조합원 100여명을 때리고 성폭력까지 감행하면서 내쫓은 뒤 직장폐쇄 공고문을 붙이고는 노조사무실 출입을 막았다"며 "직장폐쇄 전 공고가 있어야 하는데 거꾸로였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구미지청은 "회사가 직장폐쇄 하루 전날 밤에 팩스로 지청 사무실에 직장폐쇄 사실을 알려와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직장폐쇄가 장기화하자 노조는 타임오프 수용 의사를 밝히고 회사에 교섭을 신청했으나 회사는 4개월째 교섭에 응하지 않다가 이달 28일에야 처음 실무교섭에 응했다.
KEC는 삼성전자 등에 반도체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로 노조 파업은 1999년(4일간) 이래 처음이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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