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보유한 건강한 숙련 노동력은 그 나라의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무한경쟁으로 대표되는 21세기 글로벌시대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질의 숙련 노동력 보유를 위해 사업장 및 국가의 다양한 대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인력구조의 고학력화가 진행되면서 청년 실업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필요로 하는 기능 인력이 양적으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고, 질적 수준도 기업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리고 기능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기능 관련 일자리 및 그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기피 현상이 만연하고, 학부모 학생들의 편향된 직업의식도 여전하다.
1989년 기능장려법이 제정된 이후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기능인 경시풍조를 해소하고 우수기능인 우대풍토 조성을 통한 대국민 인식전환을 위하여 다양한 기능장려사업을 펼쳐왔다.
86년부터 시작한 우리 정부의 대표적인 기능장려정책인 '명장'은 산업현장에서 20년 이상 종사하면서 최고의 기술을 연마한 기능인 중에서 장인정신이 투철하여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품질개선 및 사회기여도 등에 공이 큰 사람을 선정, 포상하는 제도며, 2010년 현재 496명의 명장이 각 사업분야에서 눈부시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고유 기능을 창의적으로 계승시키는 '기능전승자', 중소기업의 생산업무에 종사하여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중소기업우수기능인', 성공한 기능인 모델이 되는 '기능한국인' 등을 선정하여 포상하고 있다.
기능인 우대 풍토 조성 사업으로는 선정된 우수기능인들을 활용해 직업탐색기에 있는 어린이 청소년에게 새로운 직업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어린이 기능체험캠프' '청소년 직업진로지도', 선진 해외 기능체험 탐방 프로그램인 '드림챌린저' 등이 있다.
기능 발전을 촉진하고 국제교류를 통한 국내 기능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매년 4월에는 전국 16개 시·도별 지방기능경기대회, 9월에는 전국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첫 출전한 67년부터 지난 해까지 25번 출전해 총 16회 종합우승을 거두며 우리나라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입증하였다. 특히 2012년 54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총회를 제주에 유치함으로써 국위를 선양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급속한 사회 변화 속에서 기존의 기능장려정책들은 보다 적극적인 사업방향 설계를 요구 받게 되었다. 이에 2011년부터는 기존의 기능장려법을 '숙련기술장려법'으로 개정하고 기능인을 '숙련기술인'으로 변경했다. 보다 고도화하고 숙련된 기능·기술을 포함하는 의미를 갖게 되길 기대한다.
또한 숙련기술인이 기업에서 능력에 따른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기업의 임금체계 개편 및 인사제도 개선 등을 지원하고 숙련기술인의 노하우가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안제도 개선과 현장 발명, 포상 등의 근거도 마련됐다.
기존의 '명장'을 '대한민국명장'으로 강화해 민간 유사명칭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품위유지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법적 지위를 향상시켰다.
한편, 지난 5월 청와대에서 개최된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는 능력주의 사회로의 이행 및 기술·기능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기능올림픽 입상자 예우기준 상향, 명장 기능장려금 수준 인상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 이는 기능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풍토 조성에 일익을 담당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하루빨리 우리 사회에 기술·기능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능력주의 사회로의 전환을 기대해 본다.
허상철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업능력촉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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