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표가 무더기로 꺾였다. 광공업생산은 11개월만에 한 자릿수 증가하는데 그쳤고, 경기동행지수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산업현장 체감경기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정부 설명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우려는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9% 늘어나는데 그쳤다.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문 것은 작년 10월(0.2%) 이후 처음. 전달과 비교해서는 0.4% 감소하면서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재고증가율(전년동월비 18.1%)이 출하증가율(3.7%)을 압도적으로 웃돌았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두 달째 내리막길(-0.1%포인트)을 걸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전년동월비)는 9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다.
기업들 체감경기는 이미 봄기운이 사라진지 오래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의 11월 업황 전망 BSI는 92로 전달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2월 전망치 이후 가장 낮아진 수치다.
정부는 이런 경기지표 하락에 대해 “날씨와 명절요인, 기저효과 등이 맞물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요인도 매월 누적이 된다면 큰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법.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기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 확연하다”며 “앞으로 일시 반등한다고 해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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