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중국식 개혁∙ 개방 촉구하면서 한국과 세계가 북한의 자생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게재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후계체제 등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강력한 통치 하에 있어서 북한의 대내외 정책은 급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식량원조를 받아서 매년 넘기는 것보다는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며 “한국과 세계는 그런 방식으로 지원해야 하며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다루려는 개발 의제도 개도국들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김 위원장)이 중국을 한두 번 갔다고 해서 바로 변화할 것이라고 보지 않고 조금씩 눈에 보이지 않게 변화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김 위원장이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다만 중국의 대북 영향력 확대는 경계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중국의 영향권으로 깊숙이 편입될 것이냐, 아니면 내부 분열로 붕괴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두 가지 다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이 평화정착, 경제협력 단계를 거쳐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 언제든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한반도에서 전쟁까지 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G20 정상회의와 관련 “글로벌 임밸런스(세계적 무역불균형) 문제는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마련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또 다른) 진전을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구체적 수치까지는 논의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국제 단기투기자금 규제 검토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는 자본통제가 아닌 거시건전성 정책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청와대는 FT가 이날 회담 내용을 “이 대통령은 북한이 여전히 호전적 세력이라고 밝혔다”는 등의 내용으로 보도하자 “이 대통령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뒤늦게 이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 전문을 공개했다.
하노이=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