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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감해질 필요 없는 시진핑 6·25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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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감해질 필요 없는 시진핑 6·25발언

입력
2010.10.2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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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의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자칫 외교 갈등으로 커질 조짐이다. 6ㆍ25 참전에 관한 중국 자신의 일관된 명분론을 참전기념일에 언급한 것을 두고 사회가 온통 정색하고 나설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를테면 '6ㆍ25는 북침'이라고 새삼 역사 왜곡을 꾀한 것도 아닌 바에야, 듣기 언짢더라도 언성 높일 건 아니다. 이런 역사 인식의 차이는 18년 전 수교 때 이미 어느 정도 양해한 게 아닌가 싶다.

시진핑은 참전 65주년 기념일인 25일 참전군인들과의 좌담에서"항미원조전쟁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28일 외교부 대변인이 강조했듯, 6ㆍ25 참전이라는 역사 문제에 대해 스스로 일찍이 규정한 이른바 정론(定論)을 되풀이한 것이다. 한중 관계의 미래를 이끌 5세대 지도자가 오랜 명분론을 답습한 것에 유감을 표명할 만하다. 그러나 참전이 국가 존립과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역사 인식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어지러운 논란을 피하려면, 런민(人民)일보 등 관영 매체들이 5년 전 발표된 중국 국방대 교수의 논문을 다시 게재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논문의 핵심은 첫째, 1950년 6월25일 시작된 '조선전쟁'은 중국의 뜻과 이익에 반한 잘못된 전쟁이었다는 평가다. 둘째, 그 해 10월25일 시작한 항미원조전쟁은 미국이 한반도와 대만, 베트남에서 동시에 중국의 존립을 위협한 데 맞선'보가위국(保家衛國)'전쟁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논리를 모두 수긍할 수는 없다. 그러나 60여 년 묵은 역사 문제를 두고 격앙된 시비와 갈등으로 치닫는 것은 어색하다. 주변 정세가 불안하고 한중 관계가 껄끄러운 때일수록, 너른 안목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의 반응을 뭉뚱그리면 "늘 하던 말을 민감하게 듣지 말라"는 당부로 들린다. 우호관계 발전과 동북아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다짐을 들은 것으로 논란을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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