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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달 한미정상회담 때 FTA가 핵심 의제"/ 쇠고기 '잽' 날리며 車 '펀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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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달 한미정상회담 때 FTA가 핵심 의제"/ 쇠고기 '잽' 날리며 車 '펀치' 예고

입력
2010.10.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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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미국측 압박이 상당히 거세다. 다음 달 11일 한ㆍ미 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FTA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고, 언론을 통해 미국측 요구사항을 흘리고 있기도 하다. 우리 정부는 “재협상이 아니다”고 재차 못을 박고 있음에도, 돌아가는 상황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아 보인다.

자동차 집중 공세

미국측도 한국 정부가 쇠고기 분야에서 양보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결국 쇠고기는 자동차를 얻어내기 위한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결국 FTA 추가 협상을 통한 미국측의 노림수는 자동차에 있다고 봐야한다. 지난 26, 27일 양국 통상장관회의에서 미국측은 자동차에 대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회의에 참석한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미국 자동차 안전 및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한국의 환경 및 안전규제를 전혀 받지 않겠다는 것이니,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에 비해 상당히 강력한 요구다.

미국이 2012~16년 적용키로 한 승용차 및 경트럭의 온실가스 배출기준은 ㎞당 156g. 우리나라가 2015년까지 달성 목표로 삼고 있는 140g보다 훨씬 느슨하다. 연비 기준 역시 우리는 ℓ당 17.0㎞인 반면, 미국은 15.1㎞에 불과하다. 만약 미국 자동차에 대해 자국 기준을 인정해 줄 경우 국내 자동차는 물론 유럽, 일본 등 다른 자동차 수출국과의 역차별 문제가 불거지는 건 당연하다.

물론 미국이 끝까지 이런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의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한 관계자는 “국내 판매량이 적은 제조사에 대해서 국내 환경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거나 완화해주는 방안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자국에 유리한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향후 전망

최석영 FTA교섭대표는 29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틀 간 면담을 했지만 아직 방향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미국측이 요청한 것 중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

하지만 미국측이 FTA를 다음 달 11일 한ㆍ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삼겠다고 벼르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그 이전에 타협점이 모색될 공산이 크다. 결국 미국 중간선거(11월2일) 이후 이뤄질 양측 통상장관의 2차 회담이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때까지 우리 정부는 ▦자동차 부문의 마지노선이 어디까지인지 ▦그것과 맞바꿀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인지 ▦쇠고기 문제는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지 등에 대해 치밀한 협상 전략을 세워야 한다.

추가 협상 결과를 어떤 형식에 담아낼 것이냐도 쟁점일 수밖에 없다. 김종훈 본부장에 이어 임태희 대통령실장까지 나서서 “본 협정 내용에 변경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이상, 협정문에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것이 확실하다. 다만 부속서한을 첨부하는 방식이 될지, 장관 고시를 개정하는 방식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어떤 형식이 됐든 내용 면에서 본 협상의 본질을 훼손하는 문구를 담게 된다면, “사실상 재협상”이라는 비판이 비등할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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