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에 대한 집착 때문에 동거녀 부모 묘지를 파헤쳐 유골을 김치통에 보관해 온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정모(55)씨와 피해자인 박모(56ㆍ여)씨는 각자 한 번씩 결혼에 실패한 뒤 지난 12년 동안 양평군에서 동거해 왔다. 하지만 정씨는 평소 박씨의 남자 관계를 의심하면서 폭력을 휘두르는 등 사소한 일상 생활까지 집착해 왔고 견디다 못한 박씨는 2007년 12월 집을 뛰쳐나왔지만 정씨의 집착은 누그러지지 않았다.
3월 충남 공주시의 한 노래방에서 카운터를 보던 박씨가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아 모텔 302호에 장기 투숙했는데 이를 알아 낸 정씨는 옆방(303호)에 묵으며 한 달간 박씨를 지켜봤다. 급기야 정씨는 7월 초 전북 군산시에 있는 박씨의 부모(각각 2001년과 1994년 사망)의 묘지를 파헤쳐 유골 2구를 훔친 뒤 집에 있던 김치통 2개에 최근까지 보관해 왔다. 범행 후 정씨는 “부모 유골을 보관하고 있다. 너를 잊을 수가 없다”는 이메일을 박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정씨는 경찰에서 “화장을 하려고 유골을 빼냈는데 형편이 어려워 그냥 보관해 두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정씨가 유골을 볼모로 박씨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29일 정씨를 분묘발굴 및 사체 등 영득 혐의로 구속했다.
양평=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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