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요즘 읽는 책은?
"나는 고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한 탓에 대부분의 지식을 책에서 얻는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책을 읽을 때만큼은 저자의 생각에 들어가 있는 것이니, 책이라도 많이 읽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신 덕분이다. 평소에는 트렌드와 기술 관련 책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번 가을에는 전혀 다른 장르의 책, 마리아 블루멘크론의 에세이 <굿바이 티베트> 를 읽고 있다." 굿바이>
_ 왜 이 책을?
"위험한 발상이지만, 나는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로 위로를 받으려는 일종의 보상심리를 갖고 있다. 사고뭉치였던 고등학교 시절 정학을 당했을 때는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만 세 번 읽으며 수감생활(?) 이후를 도모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솔직한 이유는 최근 연예인에서 크리에이터로 직업을 바꾸려고 하면서 겪었던 고통을 떨쳐버리고 싶어서다." 이반>
_ 이 책의 좋은 점은?
"저자는 티베트 아이들이 인도로 망명하는 것을 돕는다. 책은 그 과정 중에 일어나는 극적인 장면을 인상깊게 묘사한다. 티베트 사람들의 일상 속 소소한 대화도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배우 출신인 저자가 이전의 인생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를 좇아가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_ 인상적인 대목은?
"아이를 인도로 보낸 어머니에게 아이가 볼 영상편지를 찍자고 하자 '머리부터 빗고 오겠다'고 한다. 멀리 떨어진 자식 앞에 서기 전에 매무새를 가다듬는 어머니의 마음이 전해져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이 책을 핑계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원없이 울었다."
_ 추천한다면?
"불효자, 삶에 불만이 가득한 분, 나만 괴롭다고 생각하는 우울한 분, '나 살기도 벅찬데 언제 남을 도와'라고 생각하는 분에게 권한다. 말하다 보니 모두 내 경우다.(웃음) 이 책을 읽다 보면 하루 한 가지 감사하는 습관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럼 그 습관은 행복을 선물하겠지."
<굿바이 티베트> 는 독일의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저자 마리아 블루멘크론이 위태롭게 국경을 넘는 티베트 망명자들과 동행한 기록이다. 저자는 국경을 넘는 티베트 어린이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독일의 젊은언론인상 '악셀 슈프링어' 대상을 받기도 했다. 김화경 옮김. 하얀연꽃ㆍ382쪽ㆍ1만3,000원. 굿바이>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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