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 3분기 4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LG전자는 28일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3분기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7% 줄어든 13조4,291억원에 1,8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본사와 해외법인을 합산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실적 발표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LG전자를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이끈 주범은 역시 휴대폰이 포함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MC) 부문. 스마트폰의 적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휴대폰 사업부문에서만 3,0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치명상을 입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90%나 급감한 수치로, 특히 LG전자 전체 영업손실액이 1,852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며 LG 휴대폰 사업은 심각한 수준이다.
스마트폰 경쟁력 제고를 위해 투자 비용은 늘었지만 판매단가가 하락, 수익성이 악화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는 선진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3분기 LG전자 휴대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7% 줄어든 2,840만대에 머물렀고, 매출도 2조9,706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대 밑으로 주저 앉았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듯, LG전자 구원투수로 나선 구본준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취임 메시지에서 "우리는 특히 휴대폰 사업에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에어컨(AC)과 비즈니스 솔루션(BS) 사업본부도 적자를 냈다.
AC 사업본부의 경우 늦더위의 영향으로 판매가 늘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1조1,074억원을 달성한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강세, 태양전지 및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포함한 신사업의 지속적 투자 영향으로 5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BS 사업본부 역시 모니터 판매 단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매출 1조1,921억원에, 영업손실은 69억원으로 부진했다.
가전제품 중심의 홈 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에서도 북미와 아시아 지역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9% 늘어난 2조7,50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판매 단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1,851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672억원에 그쳤다.
다만, TV 사업을 위주로 한 홈 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에선 매출은 전분기 수준인 5조3,591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281억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1,229억원의 실적으로 선방했다. 수요 부진과 판매 단가 하락 속에서도 지속적 비용절감 노력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4분기는 성수기라는 특성상 판매량은 늘겠지만 업체 간 경쟁으로 인한 판매 단가 인하, 마케팅 비용 확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스마트폰 역시 지속적인 투자로 제품경쟁력은 향상되겠지만 단기간에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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