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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둘레길 뱀사골 정령치… 지리산에 가을이 농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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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둘레길 뱀사골 정령치… 지리산에 가을이 농익다

입력
2010.10.2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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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품이 크다. 어머니산으로 불리는 지리산은 가을도 크게 끌어 안는다. 지리산의 관문인 전북 남원으로 가을 기행을 떠났다. 남원의 산과 들은 지금 가을의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지리산둘레길의 변주 구룡폭포 순환길

지리산둘레길이 인기다. 최근 KBS의 ‘1박2일’에 방영된 이후 관심이 크게 늘어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몸살을 앓을 정도라고 한다.

남원시는 지리산 둘레길과 연계된 구룡폭포 순환코스를 만들어 또 다른 지리산 걷기 체험을 권한다. 둘레길의 주천-운봉코스(14.3km) 중 일부와 지리산국립공원 구역 내의 구룡폭포 계곡 탐방로를 연결해 한바퀴 빙 돌아올 수 있게 했다. 순환코스다 보니 돌아오는 교통편을 준비하지 않아 편하다.

출발점은 주천면사무소다. 둘레길 코스를 따라 내송마을, 솔정지, 구룡치를 지나 덕치리 마을회관까지 가서는 방향을 틀어 구룡폭포 계곡으로 향한다. 이 계속을 따라 3.5km 가량 내려와 출발점인 주천면사무소에 이른다.

30m 길이의 와폭인 구룡폭포는 동편제 소리꾼들에겐 득음의 폭포다. 박초월 강도근 등 명창들이 폭포 소리와 겨루며 자신의 소리를 만들어간 곳이다. 지금도 한여름이면 소리를 배우는 이들이 캠프를 차리고 득음에 매진한다.

폭포를 지나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 비폭동 지주대 유선대 등 구룡폭포 계곡이 자랑하는 절경을 지난다. 계곡길이 끝날 즈음 육모정이 기다린다. 이 정자 인근에는 춘향의 묘가 있고 노란 은행잎이 아름다운 용호서원이 있다. 순환코스는 총 8km 정도. 한 바퀴 돌아오는데 4, 5시간 가량 걸린다.

뱀사골 와운마을의 천년송

지리산 계곡 중 뱀사골만큼 아름다운 계곡도 드물다.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 등에서 흘러내려온 물줄기가 모여 맑은 계곡을 이루고 크고 작은 소를 만들었다. 반선 탐방안내소가 산행 시작점이다. 물길 옆으로 난 아름드리 숲길을 사이로 걸어 들어간다. 요룡대를 지나면 본격적인 뱀사골의 진수들이 펼쳐진다. 탁용소 병풍소 제승대 간장소 등으로 이어진다.

지리산 종주능선인 화개재까지 이어지는 긴 계곡길이 부담스럽다면 요룡대서 동쪽으로 갈라진 산길을 따라 올라가 지리산이 품은 아름다운 마을인 와운마을을 만나보자. 이름 그대로 구름도 누웠다 간다는 깊은 산골이다. 11가구가 살고 있고, 마을 주민 대부분 등산객을 상대로 민박이나 식당 등을 하고 있다.

마을 언덕엔 우람한 자태의 천년송이 서있다. 천연기념물이다. 커다란 가지가 드리운 그늘이 짙다. 소나무 가지 사이사이 파란 가을 하늘을 품고 있고, 울긋불긋 익어가는 지리산의 단풍숲을 담고 있다.

구름도 쉬었다 넘는 정령치

정령치(해발 1,172m)는 지리산에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주천면사무소를 출발해 내기리를 거처 정령치까지 이르는 12km의 코스는 가을 지리산을 만끽하는 최고의 드라이브길이다. 특히 고기삼거리에서 정령치까지 이르는 737번 지방도로는 속리산의 말티재, 신안 흑산도의 12굽이 고갯길을 능가하는 지그재그 산굽이길이다.

정령치는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성을 쌓고 지키게 했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고개 꼭대기의 정령치 휴게소는 지리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동으로는 바래봉과 뱀사골 계곡이, 서쪽으로는 천왕봉과 세석평전 반야봉 등과 남원의 시가지가 한 눈에 펼쳐진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개라 정령치의 가을은 지리산에서도 가장 빠르다. 산정의 나무들은 이미 잎을 떨구고 있다.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원 주천, 운봉의 너른 들판. 하늘은 높고 들은 풍요롭다. 남원의 넉넉한 가을을 그리고 있다.

남원=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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