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디자이너’이상봉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브랜드 론칭도 25년이나 됐다. 26일 서울패션위크 패션쇼를 마친 다음에는 지인들을 초청해 30주년 기념 파티를 열었다. 서울패션위크가 선정하는 10인의 헌정 디자이너에도 뽑혔다. 2002년부터 파리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 참가해 해외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이렇게 잘 나가는 디자이너인 그에게도 고민이 있다. 전에는 디자이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만 강조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와 교감하고 싶다는 것. 이 디자이너는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널리 입고 싶은 의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 이번 컬렉션에 내놓는 작품 콘셉트도 ‘인간의 이중성’이다. 그는 1989년 영화 ‘성스러운 피’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의 내면 갈등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영화 속 주요 색상인 베이지색, 흰색, 짙은 남색, 빨간색과 면, 실크, 모와 같은 천연 소재를 사용했다”며 “옷깃 안에 이중으로 옷깃을 하나 더 넣거나 앞면은 투피스, 뒷면은 원피스 느낌으로 제작함으로써 인간의 이중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컬렉션에는 그가 만든 옷을 입은 패션 모델뿐만 아니라 무용가 마임을 등장시켜 주제를 표현해내는 데 중점을 뒀다.
한국 패션의 세계 진출을 위한 조건을 물었다. 그는 “패션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는 물론 소비자, 도시 정책 관련자 모두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디자이너는 서울패션위크 참가와 10인 헌정디자이너 선정에 대해 “너무 영광스러운 일”이라며“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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