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지난 시즌과 닮은꼴이다. 부산 KT가 1승1패 뒤 4연승으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며 다시 한번‘부산발’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잘해야 6강”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시즌 초반 9연승과 ‘판박이 행보’가 계속된다면 올시즌도 4강 직행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해 KT는 예상을 깨고 정규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와 다름없는 수비 조직력이 KT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팀 스틸(7.7개)은 1위, 블록슛(3.5개)은 전체 2위다. 전창진 KT 감독은 “끈끈한 수비가 밑바탕이 되니 쉬운 공격기회가 이어지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KT에는 확실한 정통 센터도, 주 득점원도 없다. 그러나 박상오와 제스퍼 존슨(이상 15.2점)을 비롯해 표명일(12.8점) 찰스 로드(10.0점) 등 무려 4명이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고, 조동현(9.7점)도 힘을 싣는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력이 KT 최대 무기다,
‘포워드 군단’의 버팀목으로 성장한 박상오(29∙196㎝)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박상오는 조성민의 대표팀 차출과 김도수의 부상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올시즌 6경기에 출전해 평균 15.2점 4.8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다. 외국인선수 존슨과 함께 팀내 최다득점이다.
중앙대 시절 센터로 뛰었던 박상오는 프로에 들어와 지난 시즌까지 파워포워드로 주로 출전했다. 하지만 매 시즌 평균 한 자릿수 득점과 야투 성공률이 40% 이하였다.
박상오는 그러나 올시즌 스몰포워드로 변신하면서 득점력 상승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더욱 견고함을 보여주고 있다. 박상오는 상대 선수보다 큰 키를 이용해 장기인 포스트업을 자주 시도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박수교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KT의 연승 행진은 박상오의 공이 절대적”이라며 “윤호영을 보유한 동부를 제외하면 다른 팀들은 장신 박상오를 수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이어 “표명일과 존슨의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도 연승의 한 원인”이라며 “지금 분위기라면 KT의 상승세는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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