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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 토론회에 경찰 수백명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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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 토론회에 경찰 수백명 동원

입력
2010.10.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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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목전에 두고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경찰청이 27일 특정 여당의원이 주최한 정책토론회에 일선경찰관 수백명을 동원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경찰 내부 공문에 따르면 경찰청은 "서울청은 과별 3명 이상, 일선 경찰서는 5명 이상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실에서 주최하는 '경찰 처우개선을 위한 전문가 초청 정책 대토론회'에 참석하라"는 공문을 21일 하달했다. 서울경찰청 20여개과에서 60여명, 31개 경찰서에서 155명 등 서울에서만 200여명을 동원한 셈이다.

지방청은 출장비까지 지급하면서 경찰관을 동원했다. 경기도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A 경사는 "며칠 전 우리 경찰서 경무과 직원으로부터 '국회에서 토론회가 있으니 참석하라. 출장비도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A 경사가 근무하는 경찰서에서는 5명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대전, 광주, 경남 등 곳곳에서 올라온 것을 보니 전국적으로 동원령이 내려진 듯하다"고 말했다.

덕분에 행사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행사 30분 앞둔 오전 9시부터 좌석 480여개가 꽉 찼다. 참석자가 넘쳐 나는 바람에 경찰관 100여명은 통로에 앉거나 서서 토론회를 들어야 했다.

정작 토론회는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평가다. 이 자리에 참석한 경찰관은 "일선 경찰관들과의 질의응답도 없는 반쪽 짜리 토론회를 들으라고 바쁜 일을 다 미루고 오라는 게 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경찰관은 "총 2시간30분 가운데 1시간은 국회의원들의 축사를 듣는데 쓰고, 그나마 1시간30분간 진행된 토론회도 경찰관들의 고충을 교수들의 입을 빌려 듣는 자리에 불과했다"고 성토했다.

더욱이 조현오 경찰청장마저 기조발제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비워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한가해서 자리를 지키느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국회의원들도 주최자인 진 의원만 자리를 지켰을 뿐 박희태 국회의장,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은 축사가 끝나자 회의장을 떠났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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