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가 KT와 LG유플러스의 희비를 갈랐다. 아이폰4 덕분에 KT는 월별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1위 업체를 앞질렀고, LG유플러스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월별 가입자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위기에 빠졌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 가입자 현황 집계 결과 KT가 14만명이 늘어 월별 가입자 실적으로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1위인 SK텔레콤을 제쳤다. 지난달 SK텔레콤 가입자는 11만2,900여명이 증가했다. KT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KT가 월별 가입자 순증으로 SK텔레콤을 제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만1,600여명의 가입자가 줄면서 약 5년 만에 가입자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즉, 해지자가 신규 가입자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7개월 만에 순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T와 LG유플러스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스마트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지난달 10일에 국내 출시된 아이폰4의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아이폰4는 출시 후 최근까지 39만대가 팔려 KT의 가입자 증가에 톡톡히 기여했다. 이 같은 수치는 경쟁사들도 인정할 정도. SK텔레콤 관계자는 "일시적인 아이폰4 효과로 KT의 가입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LG유플러스의 비극은 자타가 공인하듯 스마트폰 전략 부재 탓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내세울 만한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갤럭시U와 LG전자의 옵티머스원 뿐이다.
비록 LG유플러스가 3세대 이동통신망이 없어 속도가 느린 2세대 이동통신망으로 스마트폰을 지원하려면 한계가 있지만 인터넷전화(VoIP) 가입자를 늘리면서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접속 장치를 충분히 배포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제때 공급됐으면 마이너스 실적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스마트폰 기종이 부족해 가입자들이 다른 이통사로 많이 빠져 나갔다"며 "이 달과 다음 달에 스마트폰 종류를 늘려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달 중 팬택 미라크, 다음달에 LG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등을 공급받을 예정이지만 KT의 아이폰4, SK텔레콤의 다양한 스마트폰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휴대폰 보조금을 늘리는 마케팅 싸움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4분기에 스마트폰 위주로 보조금을 제공해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며 "장기전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용 LG전자 부회장의 퇴진도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 부회장은 LG유플러스 전신인 LG텔레콤의 대표를 역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 부회장의 퇴진이 전자 뿐 아니라 통신계열사까지 인사설을 불러 일으키며 부정적 영향을 미쳐 8,9월에 LG유플러스가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라고 언급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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