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가 최근 태광그룹 수사에 매진하면서 상대적으로 한화그룹 수사는 수면 아래 잠복한 듯이 보였다. 하지만 전날 한화그룹 경영진의 핵심인사를 소환한 데 이어, 27일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수사팀 주변에서는 검찰이 한화 비자금 의혹을 규명할 결정적 증거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들어 한화그룹 재무담당 핵심인사들을 잇달아 소환했다. 26일에는 김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금춘수(57)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불러 비자금 조성경위와 규모, 출처 등을 집중 조사했다.
하루 만인 27일에는 그룹 계열사인 호텔앤드리조트를 압수수색하고 이용호 한화증권 사장도 소환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화 그룹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비자금 의혹 규명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이 사장은 한화그룹의 비자금 관리처로 지목된 한화증권의 경영 책임자로 그룹 비서실과 구조조정팀장을 지냈다. 검찰은 이 사장이 비자금 의혹을 규명할 결정적 단서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틀 사이 한화그룹의 핵심 인사 2명과 한화그룹 계열사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이뤄지면서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G20 정상회의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에 부담을 느끼는 검찰이 수사를 그 전에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핵심 임원들을 소환한 것은 맞지만 자세한 수사 내용이나 향후 계획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 "다만 수사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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