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치러진 하반기 재보궐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가 없는 ‘초미니’ 선거였지만, 선거 결과가 가져온 정치적 함의는 적지 않았다.
먼저 민주당의 경우 텃밭인 광주 서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적지 않은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민주당 김선옥 후보(24.0%)가 무소속 김종식 후보(37.9%)에게 구청장 자리를 내준 것은 물론이고 ‘비민주 야4당 단일 후보’로 나선 국민참여당 서대석 후보(35.4%)에게도 큰 표 차이로 밀렸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당은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고 전국 선거도 아닌 만큼 의미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3위에 그친 선거 결과는 뼈아프다. 당장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만으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야권 협상에서 민주당의 입지가 좁아질 개연성이 크다.
손학규 대표는 취임 후 처음 치른 재보선에서 패배함으로써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됐다. 손 대표가 공천에 관여하진 않았지만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만큼 비주류 최고위원들이 선거책임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시절 공천권을 행사한 박지원 원내대표의 리더십도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서구청장 선거가 손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정책연구원장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됐다는 점도 손 대표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간 자존심 대결에서 손 대표가 밀렸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비영남ㆍ한나라당 출신’ 임에도 불구하고 호남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민주당 대표에 올랐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호남에서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반면 텃밭 사수에 성공한 한나라당은 비교적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전직 의령군수를 지낸 한나라당 김채용 후보(43.2%)의 경쟁력이 앞선 것이 가장 큰 승인이었지만 무소속 후보로 나섰던 오영호 후보(37.7%), 서은태 후보(19.2%)간 ‘무소속 후보단일화’가 무산된 것이 판세를 결정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쨌든 6ㆍ2 지방선거 당시 경남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김두관 후보에게 패배하고, 경남지역 18개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6곳을 무소속 후보에게 빼앗긴 악연을 털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경남 거창군 제2선거구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변현성 후보가 당선됐다. 또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부산 사상구 나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황성일 후보, 사상구 라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양두영 후보, 전남 곡성군 가 선거구에서 민주당 조상래 후보가 각각 뽑혔다.
한편 중앙선관위원회는 6개 지역 전체 유권자 37만2,324명 중에서 11만5,053명이 투표를 마쳐 30.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ㆍ28 국회의원 재보선 투표율(34.1%), 지난해 10ㆍ28 국회의원 재보선 투표율(39.0%) 보다 낮은 수치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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