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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쌀과 비료에 막힌 이산상봉 정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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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쌀과 비료에 막힌 이산상봉 정례화

입력
2010.10.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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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틀에 걸쳐 개성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첫 대북 쌀 지원과 이달 말일부터 내달 초에 걸친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회담이 진행돼 합의에 대한 기대가 없지 않았으나 '역시나'로 끝나고 말았다.

북측이 이산가족 문제와 직접 상관이 없는 금강산관광 재개와 대규모 쌀 및 비료 지원을 전제로 들고 나온 게 걸림돌이었다. 상봉장소 문제 해결을 구실로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 개최 요구는 예상됐던 것이다. 그러나 1년에 3, 4회 상봉을 제의하며 쌀 50만톤과 비료 30만톤 지원을 요구한 것은 의외다. 상봉 횟수를 늘릴 테니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의 수준으로 지원을 해달라는 뜻인 것 같다. 1년에 3, 4회 상봉은 남측이 요구한 '동절기(12~2월)를 제외한 시기의 월 1회 상봉 정례화'에는 못 미친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비교적 좋았을 때도 이산가족 상봉이 1, 2회에 그쳤음에 비춰 나름대로 진전된 자세를 보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북측이 요구한 쌀과 비료 지원 규모를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달 25일로 예정된 차기회담 전망도 밝지 않다. 서로 양보를 요구하며 밀고 당기기만 되풀이하면 이산가족 문제를 포함한 남북관계에 획기적 진전의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치밀하게 틀을 짠다면 핵 문제와 천안함 등에서 북측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나올 수 있게 견인하는 카드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활용하는 길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북한의 상응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고령이산가족들의 절박성을 감안할 때 상봉기회의 확대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전반적인 대북정책기조 재검토를 촉구하는 등 우리사회 내부에서 대북정책 전환을 바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문제를 풀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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