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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방송에 신인들이 사라졌다

입력
2010.10.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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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의 신선도에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신인들이 설 수 있는 공간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신인 개그맨이 끼를 발산하며 스타로 발돋움하던 '꿈의 무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폐지됐다. 드라마 쪽도 마찬가지. 신인 연기자들의 산실이던 단막극 드라마가 부활했지만 여기서도 새로운 얼굴은 찾아보기 힘들다.

설 자리 사라지는 신인 개그맨

"공개 코미디 무대는 많은 개그맨 지망생들의 꿈입니다. 시험에 합격해서 개그맨이 되긴 했는데 설 무대가 없으니까 제가 개그맨인지 모르겠더라고요." KBS '개그콘서트'의 '두분토론' 코너에서 여당 대표 역할로 활약하고 있는 김영희. 그는 KBS 입사 전 OBS와 MBC 개그맨 공채에 합격했지만 설 무대가 없어 허송세월 해야 했다.

예능 프로그램이 리얼 버라이어티 중심으로 편성되면서, 신인 개그맨이 방송에 나갈 수 있는 길은 거의 닫혔다. 2003년부터 7년 반 동안 방송했던 S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은 지난 2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개그야'의 뒤를 이어 2009년부터 방송한 MBC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하땅사'는 지난 5월 7개월 만에 폐지됐다. 이후 복고풍 콩트 코미디를 표방하며 7월부터 전파를 탄 '꿀단지'역시 3개월 만인 지난 24일 마지막 방송을 내보냈다.

엄용수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은 "예전에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각 방송사 합계 평균 5개 이상이었는데, 이제는 겨우 2개(KBS '개그콘서트'와 '개그스타') 남았다"며 "폐지가 예고된 코미디 프로그램을 사정해서 연장한 적도 있지만 워낙 적자폭이 커 결국 폐지됐다"고 말했다.

'이거 연속극 아냐?' 새 얼굴 뜸한 단막극

지난 5월과 9월 KBS와 MBC는 시청률 저조 등을 이유로 폐지했던 단막극 드라마를 차례로 부활시켰다. 단막극은 신인 연기자와 PD, 작가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통로였다. 통속적인 반복에 빠지기 쉬운 드라마가 '새 피'를 통해 새로운 문법을 시도하는 실험장이기도 했다. 올해 방송된 작품들도 60~70대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등 파격을 보여주며 좋은 평을 얻었다.

그러나 배우들의 면면은 새롭지 못했다. KBS '드라마 스페셜'과 MBC '일요 드라마 극장'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들은 박시연, 이민정 등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이들이 많다. 조연급 연기자들이 주연배우로 활약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과거 한석규, 이재룡, 이선균 등의 스타가 단막극을 통해 배출된 것에 비하면 신인 등용문으로서 단막극의 역할은 미미한 수준이다. 오히려 시트콤이나 뮤직비디오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단막극이였던 MBC '베스트 극장'에서 7편의 단막극을 연출했던 안판석 PD는 "예전 단막극은 웬만한 배우들이 처음으로 주연급 연기를 경험했던 장"이라며 "반면에 요즘의 단막극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연습장으로 써서 날려버릴 수 없는 것이 단막극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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