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고교에 들어가는 중학교 3학년생들은 어느 때보다 고교 선택을 두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학교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외국어고 입시 개편과 자율형사립고 확대 등으로 고교 입시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입을 치르는 2014학년도에는 수시모집이 지금보다 크게 확대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은 축소될 전망이다. 수능도 대폭 개편돼 국어 영어 수학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전체 학습부담은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성적이 좋은 학교를 고르는 것보다 학생 개개인의 특기 및 적성에 맞춰 강점을 키워주는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3년간의 고교 생활은 물론 대입도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고교 선택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하면서도 판단은 쉽지 않다. 워낙 다양한 학교가 있고 학교별로 전형과 교육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와 학부모의 고교 이해를 돕기 위해 ‘2011 고입 전형의 이해와 진로지도’책자를 발간했다. 자료집에는 고교별 특성과 교육 내용, 입학 전형 일정과 지원 방법 등의 정보는 물론 바뀐 고입 전형에 따른 입시 전략까지 담겼다. 2011학년도 서울지역 고입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고입 전형 이렇게 변했다.
고교선택제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는 등 크게 바뀐 지난해 고입에 이어 2011학년도 고입에서도 많은 변화가 두드러진다. 우선 선발권을 가진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자율형 사립고에서 필기고사 폐지되고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실시한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이 실시되는 학교는 한성과학고, 세종과학고, 서울국제고, 하나고(자율형사립고)와 6개 외고(대원, 대일, 명덕, 서울, 이화여자, 한영)다.
이들 학교에 도입되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학교별로 차이는 있지만 구술 면접에서 교과형 질문이 금지되고 경시대회 성적, 인증시험 성적, 자격증 등 선행 유발 요소 또한 입학 전형 사용이 금지된다.
자율고와 특성화 고교가 확대된 점도 주목할만하다.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자율형사립고, 자율형공립고, 과학중점학교, 예술ㆍ체육 중점학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3개에 불과하던 자율형사립고가 2011학년도에는 27개나 된다. 자율형 공립고도 3곳이 추가 지정돼 17개에 달하며 19개 학교는 과학 중점고로 4개교는 예술ㆍ체육 중점학교로 지정됐다. 선택의 폭이 한층 다양해진 셈이다.
과학고
과학고 선발은 자기주도학습 전형과 과학창의성 전형으로 진행된다. 외고와 달리 전형 간 중복 지원이 가능하다. 총 선발 인원의 30%를 차지하는 자기주도 학습전형에서는 1단계로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을 입학사정관이 자료검증, 면담 등을 통해 2~3배수 정도 면접 대상자를 확정하며, 2단계로 면접결과와 내신 성적을 종합 평가해 당락을 결정한다. 학생부가 주요 자료로 활용되며 2학기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수학, 과학 과목 평균 성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수학, 과학 성적 상위 20% 이내의 학생에게만 지원 자격이 주어지는 과학 창의성 전형의 경우 객관적인 출제 과정을 마친 창의적 문제 해결력 검사 및 과학창의캠프 대상자를 2배수 안팎으로 추린 뒤 과학창의캠프에서 학생의 창의성과 학생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 과제수행능력, 실험탐구능력, 발표력 등을 측정해 최종합격을 결정한다.
한성과학고 140명, 세종과학고 160명을 각각 선발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9~11월, 과학창의성전형은 11~12월 치러진다. 자기주도학습전형에 탈락해도 과학창의성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는 1단계 학생기록물 평가, 2단계 영재성 및 사고력 평가, 3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 4단계 과학 캠프를 거쳐 지역 제한 없이 120명을 선발한다.
외국어고ㆍ국제고
복수지원이 금지되고 영어 듣기 시험과 지필 면접이 폐지됐다. 외고 입시에서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되던 토플, 텝스 등 각종 영어 인증시험이나 교외 경시대회 성적이 일절 반영되지 않는다. 중학교 2, 3학년 4학기 영어 내신성적을 등급으로 환산한 점수로 1차 전형을 실시한다.
영어 성적 상위 4% 이내는 1등급(40점), 4~11%는 2등급(38.4점), 11~23%는 3등급(35.6점) 등이며 4학기 160점 만점에 출결점수(무단결석일수만큼 감점)를 합산한다. 서울 소재 외국어고 1단계 전형을 통과하려면 4학기 평균 2등급(154점 내외)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막판 영어 내신 성적 관리도 중요하다.
2단계에서는 입학사정관으로 구성된 입학전형위원회에서 학습계획서, 교사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면접을 실시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학습계획서는 지원동기, 학습과정 및 진로계획, 봉사ㆍ체험활동, 독서활동 등 4 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술면접에서는 전공에 대한 관심과 준비, 자기주도 학습의 과정과 진학 이후 학습계획 및 진로계획 등을 주로 평가하게 된다.
서울 지역은 대원외? 대일외고, 명덕외고, 서울외고, 이화여자외고, 한영외고 등 6개 학교에서 2,333명(정원외 221명 포함)을 모집한다. 학급당 35명에서 33명으로 줄어 지난해보다 128명 덜 뽑는다. 서울국제고는 157명(정원외 7명포함)을 모집하며 국제고 지원자는 전기고 중 특수목적고(과고, 외고, 예술계고, 체고), 자율형사립고에 지원할 수 없다.
자율고(자율형사립고ㆍ자율형공립고)
하나고(자기주도학습전형 선발)를 제외한 서울 소재 자율형사립고는 중학교 내신백분위 석차 50% 이내 지원자를 대상으로 공개추첨해 선발한다. 정원의 20%를 차지하는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은 경제적 대상자와 비경제적 대상자로 나누어 선발한다.
2011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서울 소재 자율형사립고는 경문고, 경희고, 대광고, 대성고, 동성고, 동양고, 미림여고, 배재고, 보인고, 선덕고, 세화고, 세회여고, 숭문고, 신일고, 양정고, 용문고, 우신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장훈고, 중동고, 중앙고, 한가람고, 한대부고, 현대고, 휘문고 등이다.
후기에 뽑는 자율형공립고는 후기 고교 배정 방법에 따라 1단계에서 학교 소재 자치구 거주 지원자 중 모집정원의 50%를 추첨 배정하고 2단계에서는 거주 지역 제한없이 50%를 추첨 배정한다.
서울 지역엔 경동고, 경일고, 고척고, 구현고, 금천고, 당곡고, 대영고, 도봉고, 등촌고, 면목고, 미양고, 상암고, 성동고, 수락고, 원목고, 중경고, 청량고 등 17개 자율형공립고가 있다.
산업수요맞춤형고(마이스터고)ㆍ특성화고(전문계고)
마이스터고는 학비 변제와 기숙사비 지원 등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데다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어 있어 인기가 높다. 서울 지역 마이스터고는 미림여자정보과학고와 수도전기공업고 등 2곳으로 10월 입학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입학전형 일정에 들어갔다. 전형마다 학생부 성적 외에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적성검사, 수상성적, 자격증 등을 반영해 선발한다. 2개 학교 7개 학과에 총 280명을 뽑을 예정이다.
특성화고도 갈수록 지원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산업 기능 전문 인력을 집중 양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정부 지원도 늘고 향후 진로도 비교적 밝다. 국립대를 중심으로 전문계고졸 재직자 전형 등도 확대될 예정이어서 향후 진로는 물론 진학에서도 전보다 유리할 전망이다. 서울 지역 78개 학교에서 1만9,000명 내외를 선발하게 된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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