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한문연)가 6년 동안 해온 공연 지원 사업의 명칭을 갑자기 바꾸는 바람에, 이를 알지 못하고 올해 사업에 응모하지 못한 단체들의 불만이 거세다. 더구나 기존 1년이던 지원 기간이 올해부터는 2년으로 바뀌어 누락된 단체들의 타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문연은 지난 9월 2일 ‘문예회관 특별프로그램 지원사업’을 ‘문화부 소속기관 및 예술단체 조기대관 및 조기공모사업’으로 명칭을 바꾸어 공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한문연은 전국 140개 문예회관의 연합체로 2004년부터 매년 지방에서 접하기 힘든 우수 공연을 지원해왔다. 지방 문예회관이 선정된 작품을 유치할 경우 경비의 40~60% 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재원은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복권기금에서 연 48억원(2011년 기준)을 충당한다. ‘문화부 소속기관…’은 이 사업이 다른 문화부 사업과 통합되면서 붙여진 통칭이다.
하지만 많은 단체들은 두 사업이 같다는 사실을 몰랐다. 실제로 지난 7일 마감 결과, 지난해 466개였던 응모작이 올해는 절반도 안 되는 217개로 줄었다. 지난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극단 학전과 명랑씨어터 수박, 연극열전 등도 접수를 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 사업을 통하지 않으면 수익성이 낮은 지방 공연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면서 “변경 사실 정도는 공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한문연 게시판에도 같은 내용의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문연은 이미 내년 지원할 81개 팀을 선정, 22일 발표한 상태다. 한문연의 김현주 사업팀장은 “문화부에서 장기 지원을 위해 지원 기간과 이름을 바꾸었고, 우리는 그것을 따랐을 뿐”이라며 “선정할 만한 팀들이 충분히 지원했기 때문에 공모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선정된 팀을 2011년 재평가해 탈락하는 만큼 추가 공모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모를 놓친 소규모 단체들의 전화를 6통이나 받았어요. 이 지원을 못 받으면 해당 공연을 지속할 수 없는 단체들도 많거든요. 그런데도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다간 앞으로 공모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속만 끓이는 실정입니다.” (명랑씨어터 수박 이지호 PD)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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