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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창작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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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창작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입력
2010.10.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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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문호 괴테의 원작을 무대화한 창작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2000년 초연 이래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관객들은 국내 최초의 뮤지컬 팬클럽을 만들었고, 공연시장이 침체됐던 2002년, 2003년에는 모금으로 앙코르 공연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성원에 힘입어 10년 만에 중극장을 벗어나 대극장에 입성했다.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극단 갖가지가 지난 22일 공연을 시작했다.

나란히 놓인 나무의자 앞으로 배우들이 하나 둘 등장한다. 애처로운 현악이 흐르면 그들은 허공을 향해 손을 그러쥐어보고, 그 손을 가슴에 댄다. 사랑을 갈구하는 듯, 그 사랑을 간직하려는 듯 처연하다. 무대는 이렇게 열리고 닫힌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다.

음악도 대극장에 맞게 원래 5인조 실내악 편성이던 것을 11인조 오케스트라 연주로 편곡했다. 그러나 배우들은 여전히 중극장에 서 있는 듯하다. 멀리 떨어진 무대에서 표정 연기를 하고 있어 눈을 찡그려야 겨우 보일까 말까다. 노래와 대사에도 흠이 보인다. 감정에 도취된 몇몇 대사는 시쳇말로 ‘손발이 오그라든다.’ 노래는 한 음에 여러 말을 끼워 넣어 듣는 사람조차 숨이 차게 만든다.

반면 음악과 가사의 매력은 여전하다. 10년 전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세련미를 뽐낸다. 이를테면 “(사랑에 대해) 전당포 주인처럼 밀고 당기지 말아요” “주판을 튕겨서 계산된 급료처럼 정해질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죠”와 같은 가사는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단편적인 농담 하나 없이 비극적 결말로 치닫지만, 그래서 더 강한 카타르시스가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낸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작품은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죽음을 택하는 청년의 이야기다. 18세기 독일의 작은 시골 도시 빌하임. 휴가 차 이곳에 들른 베르테르(송창의)는 아름다운 여인 롯데(임혜영)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롯데는 곧 약혼자와 결혼하고, 베르테르는 실연의 괴로움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단순한 줄거리지만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작답게 충만한 감성으로 빈틈 없이 채워진 것이 이 작품의 미덕이다. 소박한 나무 질감의 무대와 의상은 관객이 당시 그곳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화려한 무대보다는 섬세한 연기와 아름다운 선율로 진한 감동을 남겼던‘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총소리 대신 붉은 조명으로 베르테르의 죽음을 시사한 마지막 장면은 10년이 지나도 인상적이다. 작품의 매력은 이런 절제에 있다. 11월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1544-1555.

김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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