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이 26일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공사를 따낸 대기업 원청업체가 중소기업 하청업체의 공사금액을 후려쳐 초과이윤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이면계약서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원청업체가 불∙편법으로 하도급업체의 공사대금을 후려치는 40년 관행의 꼬리를 잡았다”며 “원도급액의 20~30%를 초과이윤으로 가져가는 하도급 이면계약서 수십 건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중 4건을 회의에서 공개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 배관공사(1조2,000억원 규모)를 수주한 16개 대기업은 99개 하청업체와 원도급액의 82% 수준에서 하도급 공사계약을 맺었다고 가스공사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하도급 업체와 이면계약을 맺어 원도급액의 60% 수준의 공사대금을 지급했다.
원청업체들은 원도급액의 82% 수준에서 하도급 계약을 한 것으로 허위 신고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발주처의 ‘하도급 적정성 심사’를 받도록 규정한 건설산업기본법을 피해갔다. 이들은 ▦공사 내용 중 일부 제외 ▦납품 수량 및 단가 조정 ▦공사자재 일부를 원청업체가 지급한 것으로 꾸미기 등의 방식으로 하도급 공사금액을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대ㆍ중소기업 상생을 외치면서도 불법 하도급 관행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어 처벌을 할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한 뒤 “40년 불법 하도급 관행을 뿌리 뽑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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