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에서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은 '21세기 계백'으로 통한다. 2003년 터진 카드사태 당시 "'황산벌 전투'를 치르는 심정으로 살아남자"고 동요하는 직원들을 달래면서 위기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1,300여년전 백제의 계백과는 달리 승자 반열에 오른 정 사장이 26일 그동안 공백상태였던 플래티넘 카드(현대카드 플래티넘3 시리즈)를 선보이며 현대카드가 완벽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했음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은 현대카드가 2003년 생존을 위한 '황산벌 전투'를 치른 뒤 7년 만에 고객이 필요한 모든 상품을 갖춘 뜻 깊은 날"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2005년 8월 GE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한 이후 5년만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사장은 2001년 군소 카드업체(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해 카드사업에 뛰어든 뒤 9년 만에 업계 정상권으로 성장시킨 과거사를 회고하는 한편 미래성장 전략도 밝혔다.
정 사장은 지난 9년간 가장 위기의 순간을 2003년으로 꼽았다. 그는 "카드대란에 휩쓸려 존재감이 없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으로 보낸 시절이었다"며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M카드를 내놓았고, 우리는 내부적으로'황산벌 전투'라고 명할 정도로 비장했었다"고 소개했다.
정 사장이 주도해 출시한 M카드가 성공하면서 현대카드는 이후 알파벳 카드 시리즈와 프리미엄 카드를 잇따라 내놓아 국내 카드업계의 마케팅 트렌드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사장은 현대카드의 미래를 이날 출시한 '플래티넘3 시리즈 카드'에 두고 있다. 자동차가 '소형-준중형-중형-대형'의 라인업을 이루듯이 신용카드 업체도 고객군에 따라 일반 범용부터 초우량 고객용 카드까지의 수직 체계가 필요한데, '플래티넘 3시리즈'가 라인 업의 끝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플래티넘3 시리즈'는 기존 업체가 내놓은 플래티넘 카드와는 차별화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국내 2인 무료항공권 제공 ▦해외 주요 면세점 할인(10%) ▦무료 주차서비스 및 주차장 무료 이용 서비스 ▦커피전문점 사이즈 업그레이드 서비스 등은 전 고객에 고루 주어지며, 각각 고객의 특성에 따라 주유(M3), 생활형 할인(H3), 쇼핑 전용(R3) 등으로 특화했다.
정 사장은 "현대카드는 알파벳과 숫자, 그리고 카드색만으로도 카드 유형을 알아볼 수 있도록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며"앞으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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