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등으로 조기 유학에 실패한 사례가 급증하면서 고교 입학자 중 중학교 졸업 후 1년 이상 된 학생(재수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6일 발표한 '2010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해 고교 입학자 66만3,457명 가운데 재수생은 5,120명으로 지난해 3,465명에 비해 1,655명 늘었다. 특히 일반계 고교 입학자의 재수생 숫자는 지난해 1,379명에서 2,670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조기 유학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학생이 늘고 있는데다, 최근 대입에서 내신 성적이 중요한 수시모집 전형이 대세를 이루면서 검정고시 대신 고교 입학으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고교 재수생은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의 재입학, 외국어고 등 특목고 입학을 위한 경우, 조기유학에 실패한 학생들로 크게 나눠볼 수 있으며, 특히 1년 사이 일반계 고교 재수생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은 조기유학 실패 비율이 높아진 것과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수시 전형은 내신 성적 외에도 교내 활동 자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검정고시 출신자들에게 불리하다"며 "조기 유학에 실패한 학생들도 검정고시를 보기보다 1~2년 늦더라도 고교에 입학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덕 대상학원 평가이사도 "학교 자퇴 후 검정고시를 보는 학생들이 사회 문제가 되자 최근 검정고시 출신들은 아예 전형에서 제외시키는 대학도 있다"며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한 경우가 아니라면 검정고시를 보는 것보다 고교를 정상적으로 마치는 것이 대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유ㆍ초ㆍ중등학교 전체 학생수는 782만882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20만 9,000여명이 줄었다. 2000년대 교육통계조사 이래 가장 많이 감소한 것이다. 특히 초등생은 지난해보다 17만5,301명 줄어든 329만9,094명으로 1970년대 초등생 수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고교생(195만2,356명)도 2005년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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