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바늘에 찔릴 때 신경이 곤두섰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맘이 편해졌어요.”
대구보건대 한인애(20ㆍ보건행정2)씨는 26일 교내에서 열린 ‘제12회 헌혈축제’에서 난생 처음 헌혈을 했다. 1학년 때는 해도 그냥 못본 척 지나쳤지만 전공이 전공인만큼 이번만큼은 눈 딱 감고 동참했다. 이날 이 대학 본관 로비와 대회의실, 교내 헌혈의 집 등에서 헌혈침대에 누워 간호사에게 팔을 맡긴 학생과 교수는 23개 전 학과에서 1,500여 명에 이른다.
대구보건대가 헌혈축제로 봉사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헌혈행사를 하는 대학은 많지만 국내에서 가장 선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오는 곳은 흔치 않다. 1999년 ‘고통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뜻으로 첫 헌혈축제를 연 후 이날 행사까지 모두 1만여 명이 동참했다. 가끔 대구도심에서도 헌혈축제를 열면서 시민들로부터 ‘드라큘라 대학’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대학은 이날 행사로 모은 헌혈증서와 학생들이 꾸준히 기증한 헌혈증서 3,000여 매를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경북대병원, 영남대의료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등 5개 기관에 기증했다.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최근 헌혈인구가 줄고 있어 걱정”이라며 “이번 축제를 계기로 헌혈 붐이 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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