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이 심문 대상자를 벌거벗겨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등의 반인권적인 심문 기법을 내부 매뉴얼로 공식화해 활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5년 군 수습 심문관 교육 자료에는 취조를 시작하기 전 “수감자를 벌거벗기고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계속 벗겨 두라”고 적혀 있다. 비슷한 시기에 작성된 다른 문서는 수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도록 눈가리개를 씌우라고 권고했다. 2008년 문서 역시 강제 탈의는 물론 육체적인 불편과 공포 상태가 수감자에게 필요하다고 밝히고,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시각, 청각 등의 감각을 제한하는 것도 적법하다고 조언했다. 최근에 작성된 교육 문서에는 눈가리개, 귀마개, 플라스틱 수갑이 심문관의 필수 도구이며, 하루 중 8시간은 수면이나 휴식을 제공해야 하지만 한 번에 잘 수 있는 시간은 최대 4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한 자료는 심문 장소의 경우 지저분하고, 바깥으로 소리가 새나가지 않는 한적한 곳이 좋으며 언론 접근이 어려운 곳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문서는 “고문은 절대 금지”라면서도 허용되는 학대 방법을 열거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 같은 심문 방법이 전쟁 포로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강압을 금지한 제네바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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