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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가나 주택사업 막판 돌연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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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가나 주택사업 막판 돌연 무산

입력
2010.10.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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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100억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가나 20만호 주택 건설 사업에 대한 본 계약이 체결 직전 갑자기 취소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안에 착공해야 하는 가나 주택 사업의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가나 언론 및 외교가, 재계 등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달 20일 가나에서 존 드라마니 마하마 부통령과 '가나 하우징 프로젝트'에 최종 서명한 뒤 이를 대내외에 공식 발표하려 했다.

이날 마하마 부통령 관저 앞엔 가나 현지 기자들이 본계약 체결을 보도하기 위해 장시간 대기했다. 그러나 STX와 가나 정부의 막판 비공식 회의에서 양측의 이견이 나오며 최종 서명이 무산됐다. 가나 정부도 예정 시간보다 2시간 30분이나 지나, "STX와의 본 계약 체결이 취소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임스 아그예님 보아텡 정보부 차관과 존 지나포 부통령 대변인은"발표를 앞둔 최종 회의에서 곧 바로 해결될 수 없는 몇 가지 법률적 문제들이 튀어 나왔다"며 "법무장관에게 법적인 문제에 대한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법적 문제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가나 정치권과 현지 언론들은 본 계약 취소를 가져온 법률적 문제가 석유와 관련돼 있다며 가나 현 정부가 계약을 서두른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가나뉴스, 데일리가이드 등은 "한국이 가나의 석유를 공사대금 담보물로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국회가 승인한 범위 밖의 일"이라고 보도했다. 야당인 신애국당(NPP)과 사미아 응크루마를 비롯한 유력 인사들도 TV 프로그램 등에 출연, 현 정부와 STX의 거래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 여론을 확산시켜가고 있다.

이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가나를 찾았던 강 회장과 이희범 STX에너지ㆍ중공업 회장, 김국현 STX건설 사장 등은 결국 빈 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STX는 지난달 24일 본 계약 체결 취소 등은 알리지 않은 채 "강 회장 일행이 가나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 지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만을 낸 바 있다.

STX 관계자는 이날 "공사 대가로 에너지를 요구하고, 다른 플랜트 사업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조만간 가나 책임자가 방한, 최종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STX는 2008년 아제르바이잔 카스피해에 조선소를 지으려던 계획도 취소한 바 있다. 금융 위기로 시황이 바뀌자 조건 변경 등을 요구했다 결국 STX가 제외되고 다른 사업자가 참여하게 된 것. 또 2008년부터 추진해온 베트남 카잉화성 반퐁 경제특구에 해양 플랜트 생산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 등도 사실상 물거품이 된 상태다.

2년여간 실제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자, 베트남 정부는 건설 투자 승인을 취소했다. 2월 이라크 정부와 맺은 6조원 규모의 플랜트 프로젝트도 양해각서(MOU) 이후엔 별다른 진척이 없다. 최근 STX가 계열사 해외 상장 등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이러한 사업 지연으로 인한 자금 압박 등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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