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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 또 자살/ 제적 비관 수의대생 자취방서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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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 또 자살/ 제적 비관 수의대생 자취방서 숨진 채 발견

입력
2010.10.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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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대생의 자살은 올 들어서만 네 번째로 학교차원의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서울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서울대 수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이모(24)씨가 16일 오후 관악구 봉천동 모 오피스텔 자신의 자취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부터 연락이 두절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군의 누나가 이씨의 자취방을 들러 오른쪽 목에 베인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린 채 침대에 누워있는 이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의 주변에는 반쯤 남은 소주병, 음료수병, 주방용 칼 등이 놓여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사인은 과다출혈"이라며 "유서는 없었지만 폐쇄회로TV 판독 결과 이씨의 방에 침입한 사람은 없었고, 손과 팔 등에 억압 또는 방어흔적도 없어 타살로 의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았다.

이씨는 2004년 서울대 공과대학에 진학해 3학년까지 다녔으나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2007년 다시 수능시험에 응시, 2008년부터 서울대 수의과대학에 재학해왔다. 하지만 수의과대 진학 이후에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자주 결석했고, 같은 과 학생들과도 어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결국 지난 학기 네 번째 학사경고를 받고 올 여름 제적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평소 조용한 성격인 이씨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달 초 까지도 '시험공부를 한다', '수업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제적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은 이씨가 숨지기 전날 제적 사실을 알게 됐으며, 이씨는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겠다"고 말한 뒤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술을 마신 이씨가 심리적 압박감에 충동적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생의 자살사건은 5월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이 기숙사에서 목을 매 숨진 것을 비롯, 올 들어 교내, 기숙사, 자취방 등에서 4건이나 발생했다. 2005~2009년 사이에도 매년 1~3명의 학생과 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대는 2007년부터 교내 보건진료소에 신경정신과 진료를 상설운영하고, 2008년 24시간 위기 상담전화(SNU CALL)도 마련했지만 학부생, 대학원생, 강사들의 극단적 선택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창대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 상담센터장(교육학과 교수)은 "위기에 놓인 학생들이 미처 학교 안전망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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