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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로펌 몰려오는데 변협 집안싸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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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로펌 몰려오는데 변협 집안싸움만

입력
2010.10.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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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방식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을 벌여온 대한변호사협회(변협ㆍ회장 김평우)와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ㆍ회장 김현)의 분쟁이 급기야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최근 김현 서울변회 회장이 '변호사는 협회 및 소속 지방변호사회의 회칙 규정을 준수하고 활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회장 선출방식을 직선제로 바꾸려는 변협의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힌 김현 회장에 대해 변협 윤리위원회가 지난 7월 징계개시 청구를 요청한 데 대한 후속 조치인 셈이다.

두 단체가 싸우는 표면적인 이유는 변협 회장 선거방식에 대한 이견. 변협은 지난해 10월 임시총회에서 회장 선출방식을 직선제로 바꾼다고 결의한 뒤 국회에 변호사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지방변호사회가 추천한 후보자를 두고 각 지방변호사회에서 회원 수에 비례한 대의원들이 투표해 선출하는 현행 간선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개정안이다. 간선제 하에서는 1만200여명의 변호사 중 7,300여명의 변호사가 속해 있는 서울변회 추천 후보자가 당선되기 마련이기 때문에 서울변회를 제외한 다른 지방변호사회의 불만이 팽배했던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서울변회가 반기를 들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서울변회는 "소속 변호사들 70% 상당이 직선제는 시기상조라거나 반대의사를 나타냈고, 직선제를 시행할 경우 많은 비용과 과열 선거, 정치적 문제로 점화될 염려도 있다"며 국회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결국 개정안은 국회논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변협과 서울변회의 갈등을 내년 초 변협 회장 선거 또는 그 다음 선거와 연결시키는 분석이 많다. 김현 회장은 간선제를 통해 서울변회 후보자가 계속 회장이 되는 구도를 유지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반면, 김평우 변협 회장은 애초 자신의 후보자 시절 주요 공약이었던 직선제를 관철시켜 지지를 얻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20년 사이 재선 회장은 없었지만, 직선제 전환을 기회로 재선에 도전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변호사업계의 정서는 냉랭하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 업계는 날로 어려워지고, 외국 로펌도 들어올 판인데 집행부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다툼을 하고 있으니 암담하다"고 말했다. 서울변호사회 소속 또 다른 변호사는 "정치판도 아닌 변호사업계가 이전투구로 싸운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부끄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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