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는 우리은행이 C&그룹에 제공한 2,200억원대의 대출이 박해춘(62) 전 우리은행장과 동생 박택춘(60)씨가 각각 은행장과 C&중공업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대부분 이뤄진 사실을 파악하고 불법 대출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2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은 C&그룹의 자금사정이 악화한 2007년부터 2008년 초까지 C&중공업 등 계열사에 모두 2,274억원의 여신을 제공했다. 대출 승인은 2007년 3월부터 2008년 5월까지 행장으로 재직한 박 전 행장이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시기는 박 전 행장의 동생 박씨가 C&중공업 사장으로 재직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또한 동생 박씨는 2006년 9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불법인수 의혹이 불거진 C&효성금속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자금사정이 악화한 C&그룹측이 박 전 행장을 겨냥해 박씨를 C&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선임한 것으로 보고, 불법대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박씨 형제를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1,000억원대의 사기대출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한 임병석(49) C&그룹 회장을 이틀 만에 다시 불러 금융권 불법대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C&그룹에서 자금관리를 맡았던 임직원과 은행 관계자 5~6명도 참고인으로 다시 불러 대출과정에서 로비나 정치권 외압 등이 없었는지 물었다.
검찰은 C&그룹의 정ㆍ관계 및 금융권 로비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임모(66) 전 부회장 등의 소환조사도 서두르고 있다. 또 당시 C&그룹 대출에 관여한 은행권이나 금융당국 고위층의 소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