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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C&·태광 수사/ 박해춘-택춘 형제 '특혜 대출 커넥션'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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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C&·태광 수사/ 박해춘-택춘 형제 '특혜 대출 커넥션' 의구심

입력
2010.10.2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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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000억원대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금융권 대출이 가능했던 배경은 무엇일까. 자금난이 심화하던 시기에도 C&그룹이 금융권에서 수백억원을 대출받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특혜 대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 초점은 일단 C&그룹과 우리은행의 자금거래에 맞춰지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C&그룹의 전체 대출액수인 1조3,052억원 중 가장 많은 2,274억원을 대출해 준 주거래은행이기 때문이다. 박해춘(62ㆍ용산역세권개발 회장) 전 우리은행장 시절 그의 친동생인 박택춘(60)씨가 C&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C&중공업 사장으로 선임됐다는 사실도 검찰의 의심을 사는 이유다.

실제로 C&그룹에 대한 우리은행의 대출 시점(2006년 말~2008년 초)은 공교롭게도 박씨 형제의 재직 기간과 거의 일치한다. 박 전 행장의 재임기간은 2007년 3월~2008년 5월이다. 2004년 말 진도 철강사업본부장(전무)으로 영입된 동생 박택춘씨는 부사장을 거친 뒤 2007년 3월 C&중공업 사장(중국총괄경리)으로 선임돼 그 해 말까지 재임했다. C&그룹이 우리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는 데 박씨 형제가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2008년 1~3월 대출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중공업은 당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세 차례에 걸쳐 250여억원을 대출받았다. 문제는 당시가 이미 C&그룹의 자금난이 표면화됐던 시점이라는 사실이다. 우리은행으로선 부실 기업에 거액을 대출해 준 셈이다. C&그룹은 2002년부터 문어발식 인수ㆍ합병(M&A)으로 사세를 불려나갔으나, 2006년 무렵부터 그 후유증으로 자금난에 빠져 자금 '돌려막기' 식으로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2008년 11월 C&그룹 워크아웃이 개시되자 은행 내에선 "은행 고위층이 C& 대출을 도와줬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한다. 또, C&그룹이 우리은행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일부 국회의원들이 우리은행을 상대로 외곽 지원에 나섰다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 측은 "C&그룹에 대한 대출은 대부분 담보대출인 만큼 부당대출은 아니고 대부분 회수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박 전 행장 또한 "모든 대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C&그룹의 금융권 대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단지 우리은행에만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C&그룹은 공적 자금 1조7,000억원이 투입된 회사들을 인수했는데, 정상화된 업체들이 다시 부실해졌고 주요 계열사들은 상장폐지돼 금융권에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게 수사착수 배경"이라고 밝혔다. C&그룹의 대출과정뿐 아니라, 계열사 인수ㆍ합병 과정 모두 들여다 볼 계획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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