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48) 전 서울 SK 감독이 26일부터 매주 화요일에 농구칼럼을 연재합니다. 여수 코리아텐더 감독대행 시절 모기업의 부도를 딛고 '기적 같은' 4강을 일궜던 이 전 감독은 서울 SK를 거쳐 여자프로농구 구리 금호생명에서도 3년간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이 전 감독은 만년 꼴찌였던 금호생명을 3년 연속 4강에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구단이 kdb생명으로 바뀌면서 현장을 떠난 이 전 감독은 현재 MBC SPORTS+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트의 신사' 이상윤 전 감독이 풍부한 현장경험을 잘 살려 독자 여러분에게 풍부한 정보와 다양한 재미를 전해줄 것입니다.
시즌을 맞이 하기 위한 준비는 실로 대단하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코칭스태프는 트레이드 등 선수 구성에 머리를 싸맨다. 구단은 빠듯한 예산 안에서 풍족한 지원을 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다. 선수들의 지옥훈련은 기본이다.
그렇게 준비를 했건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연패에 빠지는 팀이 나오게 마련이다. 올해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이라는 변수가 있어 예년보다 팀간 부침이 더한 것 같다.
필자가 서울 SK 감독을 하던 2004~05시즌 때 일이다. 우리 팀은 괜찮은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크리스 랭, 레너드 화이트)의 조화로 시즌 초반 5승1패를 달렸다.
그러자 주위에서 "우승 후보다" "적어도 4강은 간다"는 부러움 섞인 칭찬이 쏟아졌다. 하지만 화이트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 경기에 나갈 수 없게 됐다.
화이트를 '큰 병원'에 데려가 여러 차례 진찰을 받게 했지만 도무지 병명을 알 수 없었다. 화이트는 기량뿐 아니라 매너도 훌륭한 친구였지만, 필자와 구단은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SK는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하게 됐고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화이트의 병명은 탈장이었다. 그걸 진작 알았다면 8주 진단을 받았을 테고 그랬다면 부상으로 인한 '정상적인' 교체를 할 수 있었다. 부상의 경우 교체 카드 '예외조항'이 적용된다.
금호생명(현 kdb생명) 사령탑을 맡았던 2007~08시즌 때였다. 그렇게 준비를 철저히 했건만 팀은 개막 3연패에 빠졌다. 주위에서는 "2년 연속 꼴찌였던 팀인데 올해도 힘들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필자는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준비했던 대로 되고 있는지, 그것만 다시 한 번 점검했다. '만년 하위' 금호생명은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초반에 성적이 안 나면 조급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감도 떨어진다. 뭔가 돌파구를 찾고 싶어진다. 다만, 급하다고 해서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트레이드나 외국인선수 교체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
전 금호생명ㆍSK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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