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ㆍ63ㆍ사진)씨는 25일 최근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3대 세습을 비판하고 ‘북한’이란 호칭을 쓴 것과 관련, “자신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만한 발언”이라며 “북한에서 (김정남을) 위험하게 여겨 어떤 대응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7년 방북해 2001년 탈북하기까지 김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활동하면서 김정은 등 북한 권력층의 사생활을 지근거리에서 관찰했던 인물이다.
후지모토씨는 이날 대북 라디오 매체인 열린북한방송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정일 대 김정은’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이란 명칭은 김 위원장이 가장 싫어하는 표현이어서 김정남이 상당한 의지를 갖고 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후계자인 3남 김정은이 개혁ㆍ개방 정책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단히 어렵지만 북한 주민들이 잘 사는 방법은 개혁ㆍ개방 밖에 없다”며 “김정은이 권력세습 이후 5~6년간은 현재의 방식대로 가고 자신의 리더십을 정책에 반영하려면 1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지모토씨는 또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유력한 후계자로 점찍었던 이유에 대해 “김정은을 7세부터 봐 왔는데 형(김정철)과 놀 때에도 김정은이 항상 무엇을 하자고 이끄는 등 리더십이 남달랐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 요리사로 근무할 당시 많은 파티에 참석했지만, 장남 김정남은 한번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이러 점으로 미뤄볼 때 김정남은 애초에 후계구도에 올라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남 김정철에 대해서는 “김정은과 김정철이 권력을 나눠가지는 협력관계도 가능하다”며 “다만 김정철은 성격이 순하고 화를 잘 내지 않아 김정은의 뜻을 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지모토씨는 “김정은 시대가 도래했다면 정치범 수용소를 일체 폐쇄하고 사람들을 석방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납치한 사람들도 조국으로 돌려주고 북한 인민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김정은에게 당부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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