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의 여야간 격차가 전국 정당 지지도에 비해 줄어드는 현상이 뚜렷해져 주목된다.
미디어리서치가 7,8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정당지지도가 한나라당 34.0% 민주당 28.1%였다. 하지만 서울 지역의 지지도는 한나라당 32.2% 민주당 28.3%로 나타났다. 양당의 지지도 격차가 5.9%포인트(전국)에서 3.9%포인트(서울)로 줄어들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의 여당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서울지역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리얼미터가 11~15일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전국 지지도는 한나라당 40.1% 민주당 28.2%로 격차가 11.9%포인트였다. 하지만 서울 지역 지지도만 보면 한나라당 38.6% 민주당 31.3%로 격차가 7.3%포인트로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은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2년 4월 총선에서 여야가 ‘서울 대혼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상무는 25일 “조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6ㆍ2 지방선거 이후 서울 지역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도 차이가 약간씩 좁혀지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한나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화이트칼라 계층이나 고학력층, 젊은층 등이 서울에 밀집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또 “아직 변수가 많이 남아 있지만 2012년 총선에서 여야가 접전할 것임을 보여주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실제 한나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의 긴장감은 여느 때보다 강하다. 당내에선 벌써 “다음 총선에서 서울은 반타작만 해도 선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서울 48석 중 40석을 석권했다. 하지만 다음 총선에서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6ㆍ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서울 기초단체장 25곳 중 4곳만 이기고, 민주당이 21곳을 석권한 뒤 서울 지역 의원들의 우려감은 한층 더 커졌다.
한나라당의 한 서울지역 의원은 “18대 총선 때는 ‘이명박 바람’이 불어 서울에서 압승했지만 다음 총선에선 그런 바람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금 서울 지역 의원 대부분은 위기 의식을 느끼고 외풍에 견딜 내실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구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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