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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한국시리즈 MVP 박정권과 부인 김은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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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한국시리즈 MVP 박정권과 부인 김은미씨

입력
2010.10.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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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신데렐라'로 떠올랐다면, 이번엔 진정한 '가을 사나이'로 각인된 무대였다. SK 박정권(29)은 1년 전 가을의 설움을 씻고 우승컵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되찾아왔다.

우승 직후부터 언론사 인터뷰 등으로 정신이 없는 박정권을 지난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잠시 짬을 내 만났다. '내조의 여왕'이자 박정권의 코치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동갑내기 아내 김은미(29)씨가 동행했다.

"집에선 늘 웃게 하려고 노력해요"

박정권의 이름이 처음 빛난 건 지난해 가을이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4할7푼6리에 3홈런, 8타점으로 최우수선수(MVP)가 되더니,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3할9푼3리에 2홈런, 9타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했다.

아내 김씨도 바로 이때부터 같이 유명해졌다. 박정권은 당시 "아내 덕이다. 밀어치라고 해서 그대로 했더니 홈런이 나왔다"며 아내의 첫 '어록'을 공개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죠."진짜 아내의 조언대로 하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었다. 곁에 있던 김씨가 눈을 흘기자 박정권이 '수습'을 한다. "그런데 때로는 단순한 게 정답이에요. 슬럼프에 빠질 때 옆에서 한 마디씩 단순하게 던져주면 '그래, 빠지는 볼 안 치면 되지'하고 깨달아요."

실제로 김씨의 '코칭 철학'은 단순하다. "높은 볼은 건드리지 마라. 빠지는 볼도 치지 마라. 땅볼도 치지 마라"다. 아내의 말을 따르려면 박정권은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치고, 안타만 치면 된다.

박정권과 결혼 전만 해도 야구 문외한이었던 김씨는 박정권의 '전담 코치'로는 국내 최고의 야구 전문가인 셈이다. 그러나 김씨의 '진짜' 내조는 사뭇 진지하다."집에 오면 늘 웃게 해 주려고 노력해요."

동갑내기 부부의 인생 2막

박정권은 2008년 막 주전으로 성장할 무렵인 6월28일 한화전에서 1루 수비 도중 클락과 충돌해 정강이뼈가 세 군데나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허탈함이 컸죠. 2007년에 백업만 계속 했고2008년 초반까지 들쭉날쭉하다가, 5월말부터 올해는 뭔가 되겠다 싶었는데. 깁스 풀자마자 3개월 만에 의사 선생님께 허락 받은 뒤 무조건 뛰기 시작했어요. 야구가 간절했으니까…."

그때 그의 곁에 김씨가 있었다. 2006년 겨울, 동료의 소개로 만난 아역 탤런트 출신의 김씨는 매일 병원을 찾았다. 스타플레이어도 아니었고, 연봉도 얼마 받지 못하는 야구 선수와 사랑에 빠졌다. 김씨는 "주저앉지 마라"며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우승 여행가면 되죠."2008년 12월 결혼 이후 둘이 오붓하게 여행 한번 제대로 못 가 봤겠다는 물음에 SK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씨가 먼저 대답한다. 2008년 우승 때 야구장 밖에 있었고, 지난해에는 최고의 활약을 하고도 우승 반지를 끼지 못했던 박정권. 마침내 우승 주역으로 우뚝 서며 MVP까지 아내에게 바친 최고의 시즌이었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훈련 시간에 임박한 박정권이 아내를 혼자 두고 후다닥 야구장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원래 무뚝뚝한 성격인데다, 아기가 태어난 후에 제가 밀렸어요."힘든 시기를 딛고 화려한 야구 인생을 열어젖힌 동갑내기 부부의 내년이 더 기대된다.

■ 박정권은

●투타 좌투좌타

●포지션 1루수

●생년월일 1981년7월21일

●신체 187㎝ㆍ93kg

●출신교 전주고-동국대

●가족관계 아내 김은미(29)씨, 딸 예서(1)

●입단 2004년 2차 9라운드 65순위

●올시즌 연봉 1억2,500만원

●취미 당구(200점)

●주량 소주 3병

●수상 경력 2004년(SK)·2005년(상무) 2군 타격왕, 2010년 한국시리즈 MVP

●프로 통산 성적 타율 2할7푼3리(1240타수 339안타), 50홈런, 197타점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 타율 4할9리(66타수 27안타) 6홈런 23타점

●2010년 한국시리즈 성적 타율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1홈런 6타점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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