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2010년 9월 시 장원에 이광재(서울 대진고ㆍ필명 무색유령)군의 ‘쓰레기차’가 선정됐다. 이야기글에서는 김하은(서울 정신여고ㆍ필명 김첨지)양의 ‘가면’, 생활글에서는 원해솔(성장학교 별ㆍ필명 정글피쉬)양의 ‘위안을 찾아서’, 비평ㆍ감상글에선 권시우(서울 경신고ㆍ필명 블랙피에로)군의 ‘카레에 관한 지극히 사적인 고찰’이 각각 장원에 뽑혔다. 당선작은 ‘문장 글틴’ 홈페이지(teen.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쓰레기차
이광재(필명 무색유령)
달이 한참 눈을 밝힐 시간
어머니와 나는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
아파트 주민들의 쓰레기가 한 데 모여
유기된 강아지들처럼
푹푹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옆에는
쓰레기차가 우리가 남긴 부스러기들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땅에 떨어진 것도 가리면 안 된다는 듯
보란 듯이 먹고 있었다
쓰레기차에선 냄새가 났다
짜증이 숙성된 듯 뾰족한 냄새
나는 숨을 최대한 참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며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냄새가 심해도 코를 막을 수가 없더라
버린 건 우린데 우리가 코를 막을 순 없더라
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쓰레기차의 냄새를 다시 맡고 싶어졌다
그 냄새는 결국 우리들의 냄새였고
내가 맡지 않은 것은 나의 냄새였다
▦심사평
생활의 발견, 이란 화려한 그 무엇이 아니라 이런 비루함 속에 스며있다. 내 것이면서 내 것이 아닐 거라 믿는 그 착오 속에 냄새들은 그 주인과 동떨어져 살아왔다. 이제 그 무고함을 알았으니, 냄새의 야사(野史)가 흥미진진한 만화경으로 정신의 코를 뻥 뚫을 차례가 됐다.
유종인ㆍ시인
*한국일보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은 ‘2010 문장청소년문학상 연중 온라인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장 글틴’ 홈페이지의 ‘쓰면서 뒹글’ 게시판에 시, 이야기글, 비평ㆍ감상글, 생활글을 올리면 됩니다. 문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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