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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다큐/ 수학도…배우고… 태교법도 배우고… '엄마 여학생'의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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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다큐/ 수학도…배우고… 태교법도 배우고… '엄마 여학생'의 보금자리

입력
2010.10.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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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 어떻게 풀어요?”선생님이 의자를 바로 맞은편에 놓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간다. 공부방이나 소규모 과외 얘기가 아니다. 미혼모 대안위탁교육 시설인 인천 자모원의 수학시간 수업 모습이다.

인영(가명,고2)양은 9월부터 학교대신 이곳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출산과 산후조리를 마치는 내년 4월까지는 이곳에서 눈치보지 않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 물론 학적은 다니던 학교에 있고 이곳의 수업은 학교수업으로 인정받는다. 건축설계사가 되고 싶은 인영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임신 19주의 불편한 몸으로 책과 씨름하고 있다. 일단은 중위권인 지금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낙태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초음파를 통해 아기의 콩닥거리는 심장소리를 듣고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 결국 아기를 낳아 직접 양육하기로 결심했다.“낙태나 퇴학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아요. 이런 제도가 생겨서 저 같은 학생이 학업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곳의 수업은 5개 공통과목 정규교과와 미혼모를 위한 자체 대안수업으로 구성된다. 대안수업은 순산을 돕기 위한 체조, 성과 몸에 관한 생명건강교육, 태교와 양육을 위한 부모교육, 산모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상담과 취미 수업 등으로 구성된다.

홀트고운학교 명은주 원장은“학생신분에 미혼모가 된다는 것이 자랑할 것도 아니고 권장할 일은 더더욱 아니지만, 대안위탁교육은 학업을 접고 좌절할 수 밖에 없었던 학생미혼모들에겐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중퇴한 학생도 복교 절차를 밟으면 대안교육을 받을 수 있어 앞으로 좀 더 많은 미혼모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자모원 신지영 원장은 미혼모는 어느 가족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인데 가끔 ‘내가 낸 세금으로 그런 학생을 지원하는 게 말이 되냐’는 항의 전화에 난감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고민하고 있는 학생은 바로 전화해 상담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았다거나 버렸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요. 전화 한 통이면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현재 전국에는 5개 시설에서 학생 미혼모를 위한 대안위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글 학생미혼모 대안교육 위탁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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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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