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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임용시험 오류 법원 판결도 오락가락

입력
2010.10.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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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중 옳은 설명 2개를 찾아라.

①우리 반 수학시험에서 남학생 19명 평균은 84점, 여학생 15명 평균은 86점이니 반 전체 평균은 85점이야.(정희)

②주사위 2개를 던져 나온 두 눈의 수를 곱했을 때 짝수인 경우와 홀수인 경우의 수는 같지 않아.(인수)

③7일간 학교식당 이용자 수의 평균은 146명이었어. 그러면 평균보다 많이 이용한 요일의 식당 이용자 수의 합과 평균보다 적게 이용한 요일의 식당 이용자 수의 합은 같아.(민지)

④주사위를 던져 3의 눈이 나올 확률은 1/6. 따라서 어떤 실험에서 3의 눈이 5번 나왔다면 최소 30번은 주사위를 던진 것이 확실해.(영수)

⑤나와 동생은 흰공 2개와 검은공 3개가 들어 있는 주머니에서 공을 한 개씩 뽑아 흰 공이 나오면 이기는 게임을 했어. 뽑은 공을 다시 넣지 않아도 누가 먼저 뽑든 공평한 게임이야.(상미)"

2009학년도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에 출제된 한 문항이다. 복수 정답을 고르는 이 문제의 답으로 시험 주관기관은 ②번과 ⑤번을 제시했지만, 시험에 한 문제 차이로 아깝게 탈락한 일부 응시자는 "옳은 설명은 ②번 하나뿐이어서 출제가 잘못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⑤번 지문의 설명이 옳은지가 쟁점인데, 법원도 재판부마다 판단이 달라 최종심의 판결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지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설명이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

우선 응시자들은 "나와 동생이 순서대로 한 개씩 뽑아 먼저 흰 공이 나오는 쪽이 이기는 게임으로 해석할 때, 이길 확률은 먼저 공을 뽑는 사람이 나중에 뽑는 사람보다 높기 때문에 틀린 설명"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시험을 주관한 교육당국은 "나와 동생이 각자 공을 한 개씩 뽑아 그 결과를 비교하여 흰 공이 나오는 쪽이 게임에서 이기는 것으로 해석하고, 뽑는 순서에 관계없이 어느 한 쪽만이 흰 공이 나와 이길 확률은 같으므로 옳은 설명"이라는 입장이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행정법원과 수원지법, 부산지법 등은 "전문가들도 이견을 보일 정도로 다양하게 해석되는 수학문제는 정답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탈락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대전지법과 대구지법 등은 "일부 부정확한 표현과 오류가 있더라도 정답선택에 장애를 줄 정도는 아니다. 출제의도를 파악하여 가장 적합한 정답을 골라야 한다"며 탈락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인 서울고법도 같은 판단을 했다. 다른 사건이 아직 항소심에 계류 중이어서 항소심 판결도 엇갈릴 수 있다.

결국 승패는 대법원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출제자의 의도를 비교적 폭넓게 인정해온 대법원이 이처럼 해석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문제를 출제자의 재량권에 속하는 것으로 볼 것인지 주목된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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