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이호진(47) 회장의 최측근이자 티브로드 및 흥국생명 사장을 지낸 진헌진(47)씨를 소환해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져 진씨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검찰은 이 회장이 30년지기인 진씨를 각종 로비에 적극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씨는 이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로 키우고 있는 티브로드와 흥국생명의 대표이사 사장을 2000년부터 잇따라 맡을 정도로 이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다. 진씨의 한 지인은 "이 회장 입장에서는 그룹 내에서 로비를 믿고 맡길 만한 인사로 진씨 이외에 선택할 대안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진씨가 특히 2006년 흥국생명의 쌍용화재 인수와 2007년 국세청의 태광그룹 세무조사를 둘러싼 로비전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진씨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국세청에 상당한 인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는 실제 지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세무조사를 받을 때 호형호제하는 국세청 실세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진씨는 검찰조사에서 비자금을 이용한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측도 "국세청 세무조사로 760억원의 거액을 상속세로 납부했는데 굳이 로비를 벌일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쌍용화재 인수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태광그룹 한 관계자는 "당시 흥국생명의 쌍용화재 인수도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흥국생명이 인수하는 게 정부로서도 가장 좋은 방안이었다"며 "오히려 자본잠식 상태의 쌍용화재를 태광이 정부의 공적자금도 안 받고 맡아서 회생시켜 놓은 것"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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