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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온기가 슬슬 '거꾸로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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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온기가 슬슬 '거꾸로 돈다'

입력
2010.10.2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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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면서 냉각됐던 부동산 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통상적인 시장 회복 패턴과는 180도 달라 귀추가 주목된다.

수도권 상승세가 지방의 상승을 이끌고, 또 신규 분양시장의 열기가 미분양 소진으로 이어지던 게 전형적인 시장 회복 구조. 그러나 이번엔 지방발(發) 상승세가 수도권 훈풍으로 이어지고, 미분양 소진이 신규 분양 촉진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한마디로 거꾸로 도는 부동산 온기인 것이다.

수도권에 북상한 지방발 상승세

지난해 이후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먼저 온기를 지핀 곳은 한 때 ‘미분양의 늪’ ‘건설사의 무덤’으로 불렸던 지방 시장. 부산 대구 대전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주택 구매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4일 국민은행 시세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부산 대전 등 지방 5개 광역시 아파트값은 평균 5.3% 올랐다. 이 가운데 부산은 올 들어 10.6%나 뛰었고 대전 5.6%, 울산은 3%가 상승했다. 광역시 중심의 오름세는 주변 시ㆍ도 지역으로 확산돼 9월까지 경남 8.3%, 전북 8.3%, 전남 5.1%, 충북이 3.9%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등 수도권이 평균 2.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그러나 지방시장의 온기를 타고 수도권 지역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상 집값은 여전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 중이지만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단지에서는 시세 상승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소형 단지들은 저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한달 사이 평균 2,000만원 가량 올랐다. 실제로 주변 109㎡ 면적의 한 아파트는 한달 전 거래가(3억1,500만원)보다 오른 3억3,000만~3억4,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올 들어 집값 하락폭이 컸던 분당, 용인 아파트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전셋값 강세로 신규 아파트 입주율이 오르자 기존 주택 매매 거래도 이뤄지기 시작했다. 분당의 경우 중소형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지난 주 0.06%의 주간 시세 상승률(스피드뱅크 시세조사)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11개월만의 반등이다.

미분양 소진에서 신규 분양 온기로

아파트 분양 시장에선 과거 신규분양 활기가 미분양 판매를 이끌었던 것과는 반대로 미분양 소진이 신규 분양 재촉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2008년말 13만8,671가구까지 치솟았던 지방 미분양은 지난해말 9만7,630가구까지 감소한 뒤 올 7월 7만8,313가구, 8월 7만5,829가구까지 줄었다. 미분양난이 가장 심각한 곳 가운데 하나인 부산의 경우 지난해말 9,200가구던 미분양이 7월 6,747가구에서 8월 6,131가구까지 떨어졌다. 해운대 일대 주상복합 미분양도 대부분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방 대도시에서는 새롭게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많은 인파가 몰리고 순위 내 청약마감이 잇따르는 등 청약 열기가 감지되고 있다.

동일주택이 최근 부산 정관 신도시에 분양한 정관동일스위트는 59㎡D형이 1순위에서 4.5대 1로 마감되는 등 모두 1,758가구 모집에 3,343명이 몰리며 평균 1.9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신규 분양도 잇따르고 있다. 한라건설은 이달 말 청주 용정지구에서 1,400여가구를 선보인다. GS건설도 부산 해운대에서 1,059가구의 해운대자이 견본주택을 열고 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임완근 한라건설 사업관리부 부장은 “시장조사 결과 부산 등 지방 대도시 미분양에서 시작된 주택시장의 온기가 신규분양 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단지여서 부담은 있지만, 한동안 지방 신규 공급이 없었고 청약 수요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 만족할만한 청약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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