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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독도의 날, 동쪽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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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독도의 날, 동쪽을 향해

입력
2010.10.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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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한반도를 한 편의 서사시로 본다면 독도는 순결하고 신성한 첫 문장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거룩하여 가슴 뛰는 뜨거운 문장이다. 그것은 독도가 한반도 가장 동쪽에서, 제일 먼저 스스로 눈을 뜨기 때문이다. 독도가 눈을 뜰 때 한반도가 눈을 뜨고, 한반도가 눈을 떠야 유라시아가 눈을 뜬다.

오늘은 '독도의 날'. 대한제국 광무4년, 1900년 10월 25일 칙령 제41호가 제정되어 독도와 울릉도를 울릉군수가 관할토록 공포한 날로부터 110년이 지난 날. 지난 2008년 울릉군이 칙령 제정일인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정했지만 어디 독도가 울릉도만의 땅인가. 독도의 날이 울릉도만의 기념일인가.

한반도의 이름으로 맞이하는 110회 독도의 날이려니, 오늘은 독도가 서있는 동쪽을 향해 경건히 목례를 하자. 오늘만큼은 독도를 다케시마로 창씨개명해 놓고 자신의 땅이라 망언 망발하는 왜(倭)를 용서하자. 용서가 얼마나 큰 분노인지 가르쳐주자.

손바닥으로 해를 가질 수 없듯 독도는 영원한 우리의 땅이니, 백 년이 지나도 천 년이 더 지나도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이니 오직 한결같은 마음으로 독도를 사랑하자. 독도의 눈이 어두워지면 우리의 눈을 뽑아주고 독도의 심장이 식어 가면 우리의 피를 꺼내주자. 독도는 이름처럼 외로운 섬이 아니다. 고독하여 빛나는 고독하여 영광스러운 조국의 푸른 정신이려니.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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