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11월 7일까지 열리는 조각가 조성묵(71)씨의 개인전 ‘빵의 진화’는 ‘정말 빵으로 만든 걸까’라는 궁금증부터 던진다. 한복을 입은 사람, 공중에 매달린 우산과 빗방울, 의자와 탑, 화분 등 다양한 오브제들은 하나같이 노릇노릇, 오톨도톨한 곰보빵의 질감을 갖고 있다. 조씨가 오랫동안 국수면을 이용한 설치 작품을 해왔다는 점도 이번 작품의 재료가 빵일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를 싣는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조각 작품들은 모두 산업용 재료인 폴리우레탄으로 제작한 것들이다. 폴리우레탄으로 형상을 만든 다음 표면에 열을 가해 그을러서 마치 곰보빵 같은 느낌을 만들었다. 가짜 빵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오브제가 지닌 원래의 성질, 실제 빵이 가지는 부드러운 느낌과 맛 등이 차례로 연상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조씨는 “국수와 연결되는 작업을 구상하다가 자연스레 빵으로 관심이 이어졌다”면서 “사람들이 친숙하게 생각하는 빵, 그리고 무겁고 딱딱하다고 여기는 조각을 결합시켜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나이가 드니까 더 가볍고 유연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02)720-5114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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