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과 호남, 중부권 일부의 인구 1,520만명을 흡수할 신공항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도 영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에 공감, 빠르면 연말 안에 후보지를 선정할 방침이어서 밀양 신공항 유치를 향한 경북과 경남, 대구, 울산 등 영남권 4개 광역지자체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 되고 있다. 평균 4∼5시간 걸리는 인천국제공항 접근불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연간 6,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남지역 수출입 항공화물의 92.8%를 인천공항이 처리하는 것을 감안하면 구미-포항-울산-창원으로 이어지는 영남권 산업벨트와 대구경북, 부산진해, 광양 등 3개 경제자유구역의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서도 영남권 신공항은 시대적 과제다.
영국 멘체스트, 프랑스 리옹, 일본 주부공항 등 선진국에서는 인구 1,000만명 이상 광역경제권에는 반드시 관문공항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면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기다 영남권 국제항공수요가 2006년 260만명에서 2020년 836만명으로 추산되는 등 세계화에 따른 항공운수시장의 급성장세도 신공항 건설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대구경북연구원 정웅기(46) 교통물류연구실장은 "영남권 수출입 항공화물의 92.8%가 인천공항에서 처리되고, 인천공항 수출입 화물 중 27.3%가 영남권 화물이며, 영남권 화물 중 63.8%가 대구경북 화물이기 때문에 물류적인 측면에서도 영남권 신공항은 대세"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경북도는 금년 내 영남권 신공항 밀양유치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월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경북지역 23개 시장ㆍ군수가 결의문을 채택했고 9월에는 부단체장들이 신공항 추진업무를 직접 관장키로 하는 등 막바지 여론 형성에 총력전으로 나서고 있다. 도는 1,000만명 서명운동과 밀양 신공항 연구용역, 입지평가위원을 대상으로 홍보전을 펼칠 계획이다.
영남대 도시공학과 윤대식 교수 등 공항 전문가들에 따르면 밀양의 가장 뛰어난 장점은 영남권 주요도시에서 1시간 안팎에 가능한 접근성이다. 반경 100㎞ 이내 도시인구도 1,200만명인데다, 반경 90㎞ 이내에 부산 대구 울산 포항 구미 경주 창원 등 대도시 및 산업단지가 있어 시간과 비용이 대폭 절약된다.
현실적으로 저렴한 공항 건설비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2006년)과 경남(2008년)의 신공항개발밀입지타당성 조사 결과 밀양 후보지는 부지조성비와 기반시설비, 지원시설비 등을 포함 9조6,400억원으로 예상되는 반면 부산 가덕도는 접근시설비와 군부대이전비, 보상비 등을 포함할 경우 16조2,0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밀양의 경우 장래 확장에 대비한 부지확보가 가능하고 공항도시 및 배후단지 조성 부지 확보에도 유리하다.
신공항 건설에 따른 안전성도 밀양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양 신공항이 본격 가동할 경우에도 김해공항과 공역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군기지를 이전할 필요가 없다. 또 장애 구릉을 절취한 후 토사를 신공항 부지 성토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밀양은 또 주남저수지와도 6∼7㎞ 떨어져있고 활주로가 낙동강과 평행, 조류와 충돌할 가능성도 적어 안전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역개발 파급효과도 밀양이 손꼽힌다. 주변도시 및 지역에 미개발된 가용 토지가 많아 공항도시 및 복합물류단지 건설에 따른 파급효과가 천문학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다 밀양은 소음과 지반침하, 해안 매립 등 걸림돌이 상대적으로 적어 천혜의 적지로 꼽히고 있다.
한편 최근 일각에서 일고 있는 김해공항 확장론은 영남권 관문공항 성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해공항의 경우 군이 활주로 사용과 항공관제 등 공항운영권을 독점하고 있어 민간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곤란하며, 군용기 훈련 및 작전 비행으로 위험요소가 상존하고 있다.
더구나 야간시간대 비행이 금지되는 김해공항 특성상 24시간 운영이 생명인 신공항의 기본요소마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영남대 윤대식(55) 교수는 "밀양은 산업생태계 측면에서 볼 때도 영남권에서 항공물류 수요가 가장 많은 구미에서 근접,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