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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의 문향] <55> 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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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의 문향] <55> 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

입력
2010.10.24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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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白凡) 김구(金九ㆍ1876~1949)는 대표적 항일 독립운동가로, 그의 자서전 《백범일지(白凡逸志)》가 이루어진 것은 65살인 1941년 망명지 중국에서였다. 독립이 없는 백성으로 70평생을 살아온 설움과 부끄러움으로 애타면서, 독립된 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를 원했다는 뜻은 “차라리 계림(鷄林)의 개돼지가 될지언정 왜왕(倭王)의 신하로 부귀를 누리지 않겠다”던 박제상(朴堤上)의 고사로 더욱 빛났다.

민족국가의 자유로운 발전 위에서만 세계평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그의 정치이념은 한 마디로 ‘자유’로 대표되었다. 당연히 자유의 반대개념으로 독재를 철저히 비판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비판하는 것이 철학을 기초로 한 계급 독재였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 독재의 나라 소련을 가장 비판했고, 그에 비겨 미국식 민주주의를 옹호했다. 그러나, 그의 정치이념은 독재를 싫어하고 자유로운 민주정치를 강조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백범이 마지막으로 강조하는바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는 사상의 자유를 담보하는 정치적 안정과 교육으로 화평한 문화를 이룩하는 일이다.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야말로 이런 그의 소원을 요약한 목표였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부록한 그의 한 편은 조국 광복에 몸 바친 그가 민족에게 주는 말이며, 민족사상의 대강을 보여주는 감동적 글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경제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원인은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이 은 당연히 백범 스스로의 평생의 소원인 동시의 그가 생각해 온 우리 민족의 소원일 터이다. 이런 백범이기에 스스로의 삶을 공적 모습으로 설계했을 터이지만, 그의 자전으로 《백범일지》에 등장하는 인간 가운데서도 그가 강조해서 그린 중요한 인물 가운데는 원칙주의 신앙인 도인권(都仁權)이 있고,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버린 이봉창(李奉昌)과 윤봉길(尹奉吉)이 있었다. 그 스스로 중시해 온 공적 인간관(公的 人間觀)을 그 자신과 이들에게서 볼 수 있고, 이것은 그들이 산 시대의 선구자들의 정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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