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호진(48) 그룹 회장의 차명 부동산 보유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태광산업 전직 임원으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전날 대한화섬 감사와 태광산업 전무를 지낸 이모(54)씨를 불러 "이 회장이 태광관광개발 소유의 태광컨트리클럽(CC) 인근 부동산을 전직 임원들의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냈다. 명의를 빌려준 임원들 가운데에는 이씨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태광그룹 소액주주 등이 제기한 이 회장의 차명 부동산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검찰은 또 태광그룹의 정ㆍ관계 로비 창구로 지목되고 있는 이 회장의 외사촌 동생인 이모(47) 전 청와대 행정관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아들이기도 한 이 전 행정관은 티브로드 팀장을 거쳐 청와대로 들어가, 방송통신위원회가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브로드의 큐릭스 인수를 승인하는 과정에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의 모친인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는 최근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임용 창업주 시절부터 그룹 재무관리를 총괄해 비자금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이 상무는 검찰 소환을 앞둔 상태여서 조사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전날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에도 이 상무는 병원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회장님 가족의 사정을 그룹 차원에서 일일이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입원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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