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사실상 마무리된 올해 국정감사의 성적표는 어떻게 될까.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국정감사는 대형 이슈의 부재 등으로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여야 의원들은 치밀한 정책 검증과 새로운 의혹 폭로 등으로 국감장을 뜨겁게 달궜다.
대표적 인물은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다. 기획재정위 소속인 김 의원은 국감 초반 치밀한 분석과 대안을 담은 고용정책과 재정위험 관리 등의 정책연구 보고서들을 배포해 베스트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상임위 소속인 민주당 이용섭 의원도 돋보였다. 이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국세청장, 건설교통부장관 등 핵심 요직을 거친 정책통으로 유명하다. 그는 국세청 국감에선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차명계좌 탈세에 대해 5년이 아니라 10년의 기한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이현동 국세청장으로부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국방위 소속의 민주당 신학용 의원도 국감 기간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신 의원은 천안함 사태 당일 천안함과 제2사령부간 교신 암호문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에 북한 연어급 잠수정과 예비모선의 움직임이 있었다는 점도 밝혀냈다.
정무위에서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매일 한 권씩의 정책연구보고서를 만들어 대안을 제시했다. 지식경제위에서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중소기업 지원책을 악용하는 '위장 중소기업'사례를 제시하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토해양위 소속인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도 기억에 남는다. 변 의원은 국토해양부 국감에서 4대강 사업이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종합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서울시 국감에서 낙지 머리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발표와 관련해 "서울시 공무원 머리에는 맹물이 들어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해 주목을 받았다. 환경노동위 소속인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도 수도권 물 이용 부담금이 4대강 사업에 전용되고, 수질오염방제센터가 수질오염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위 소속인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경찰청이 보안 관련 사이버 검색수집 시스템을 운영하며 '여론사찰'을 실시한 것을 밝혀내는 등 맹활약했다. 보건복지위의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도 국내 유일의 법정 공동모금기금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의 공금 유용 실태를 밝혀내 파장을 일으켰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인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제4이동통신사업에 참여했다가 손을 떼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주로 권력핵심부를 겨냥한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상임위에 소속된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은 초등학생 가수가 포함된 걸그룹의 선정성과 근로기준법 위반 문제를 제기해 화제를 낳았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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