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2일 기업형슈퍼마켓(SSM) 관련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과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안(상생법)을 정기국회내 처리키로 합의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이 법안들이 처리될 경우 분쟁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EU측은 우리 정부뿐 아니라 법안 처리와 관련된 국회의원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지식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EU 집행위원회가 20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유통법과 상생법이 지금과 같은 개정안으로 올라오면 분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여야가 12월9일 이내에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상생법을 통과시키기로 했는데 김 본부장은 어떤 입장인가"라는 민주당 노영민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앞서 여야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갖고 SSM 규제를 위한 유통법을 25일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하고, 상생법은 정기국회 회기 내인 12월 9일까지 처리키로 합의했다. 다만 여야는 상생법이 처리될 때까지 재래시장과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상생법의 취지를 살리는 중소기업청의 'SSM 사업조정 시행지침'을 이달 내에 개정하기로 했다.
노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법안 처리와 관련된 의원들도 같은 내용의 편지를 EU 집행위원회로부터 받았다"며 "여권이 이러한 EU 집행위원회의 경고를 모두 검토한 뒤 오늘 국회에서의 유통법과 상생법 처리에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상생법 국회 통과를 EU측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때문에 내년 7월 발효를 목표로 정식서명까지 마친 한ㆍEU FTA가 EU의회의 비준동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EU가 WTO 제소, 분쟁패널 설치 등을 통해 사후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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