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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 회의/ MB "합의 못하면 교통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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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 회의/ MB "합의 못하면 교통편 없다"

입력
2010.10.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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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경주. 천년 고도의 멋과 가을정취가 물씬 풍기는 평화로운 분위기였지만,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치열한 ‘환율전쟁’ 속에서 자국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한여름처럼 뜨거운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오전 신흥국들을 배제한 채 따로 모여 사전논의를 진행했다. 환율과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문제 등 G20의 민감한 이슈를 두고 선진국 그룹이 뜻을 모으고,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등 일부 G7 국가 장관들은 오후에 열린 첫 번째 세션이 끝난 후 또다시 별도로 모여 쟁점을 논의하느라 만찬장에도 늦게 도착했다.

각국 장관들은 자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주요 사안에 대한 홍보전을 펴기도 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재무장관은 일본 기자들과 만나 “환율이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면서도 미국이 제시한 경상수지 목표 제한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라며 정면으로 반대했다. 유럽경제ㆍ재무이사회(ECOFIN)의 순번 의장국인 벨기에의 디디에 레인데르스 재무장관도 “국제경제 환경을 반영한 균형 잡힌 환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각국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각국 경제 수장들을 향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의 합의 도출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주 힐튼호텔을 직접 찾아가 환영연설을 하면서 “합의를 이루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돌아갈 때 버스나 기차, 비행기를 가동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의장국으로서 잇따른 양자면담을 통해 쟁점 사안에 대한 중재를 진행했다. 환율전쟁과 IMF 지분 개혁의 한 축인 중국과의 만남은 불발됐지만 이날 저녁 안압지에서 열린 만찬 회동에서 중국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만찬장 헤드테이블에 당초 예정됐던 세계은행 총재 대신 셰쉬런 중국 재정부장의 자리를 배정해 함께 앉은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의 자연스런운 ‘환율’ 의견 조율을 유도하기도 했다.

보름달이 환히 비치는 안압지에서 각국 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맛본 저녁식사 메뉴는 한식과 양식을 절충한 ‘궁중 퓨전한식’이었다. 관자살과 훈제연어 게살 샐러드를 전채 요리로 제공한 뒤, 궁중 잡채와 삼색 밀쌈, 애호박과 연근전, 궁중 해물 신선로, 한우 떡갈비, 농어 및 바닷가재 구이를 주요리로 대접했다. 디저트로는 전통떡과 인삼 무스, 홍시 셔벗, 커피와 국화차 등이 마련됐다. 만찬장 입구에는 신라 군인 복장을 한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늘어서 장관ㆍ총재들이 입장할 때마다 ‘충의’를 외쳤다.

경주=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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