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정 글ㆍ한성옥 그림
웅진주니어 발행ㆍ44쪽ㆍ9,500원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모인 부산의 아시아공동체학교. 이 학교와 학생들을 모델로 한 그림책이다. 아동문학가 김서정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쓰고 에서 김씨와 호흡을 맞춘 한성옥씨가 그림을 그렸다.
주인공은 재혼한 엄마를 따라 한국에 온 러시아 소녀 이리나. 책은 이리나의 목소리로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의 사귐, 다양성을 존중하는 아시아공동체학교의 커리큘럼 등을 소개한다. 아직 한국 국적을 갖지 못한 이리나의 사연, 학교가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하면 중학생이 될 땐 일반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현재 아시아공동체학교는 위탁형 대안학교로 지정돼 이 걱정은 해결됐다) 등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이 책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한 차별 등 어두운 면을 조명하는 다른 많은 다문화 소재 책들과는 차이가 있다. 김치와 삼겹살을 좋아하고 만화가를 꿈꾸는 아이들의 모습이 여느 한국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먼저 보여준다.
이 학교 아이들은 한 달에 한 번 낙동강 줄기를 따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다. 머리색,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이 한 마음이 되는 이 아름다운 풍경이 책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다. 외국 번역물이 장악하다시피 한 그림책 시장에서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담아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우리 땅 우리 아이’ 시리즈의 첫 책이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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